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우리나라와 미국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의가 공식화한 이후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서 비롯한 우리나라와 중국 간 외교의 파열음이 또 다른 `중국 리스크(위험)`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 중국 소비주 일제히 하락24일 중국 소비 관련주의 대표 주자인
아모레퍼시픽은 1.8% 내린 35만5천원에 장을 마치면서 이달 들어 14.23% 떨어졌다.
중국에 공장을 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회사 코스맥스도 이날 0.41% 하락한 12만5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일 이후 코스맥스의 주가는 55.19% 추락했다.
지난해 황제주(주가가 100만원 이상인 종목)에 오른
LG생활건강(-2.35%)과 중국 법인에서 1조원(1조3,329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오리온(-0.54%),
호텔신라(-4.40%) 등 중국 소비 관련주에 일제히 `파란불(하락)`이 들어왔다.
중국 경기 둔화 조짐에다 사드를 둘러싼 한·중 외교 마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전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만나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려 했던 노력들이 한 가지 문제(사드 배치) 때문에 파괴될 수 있다"는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공개된 추 대사 발언은 이날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한·미 간 사드 배치 논의를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지난 1일부터 중국 관련주들의 하락세가 시작됐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 중국정부 규제에 미디어주 `울상`미국계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중국 소비 관련주들에 대한 공매도 물량도 쌓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하루평균 주식 거래량 대비 공매도 비율은 8.45%였지만 이달 들어 22.78%로 급증했다.
8.34%였던 코스맥스의 공매도 비율도 지난 1일 이후 13.72%로 상승했다.
이달 중순 코스맥스의 지분을 전량 매도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은 미리 비중을 줄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본격화될지는 미지수지만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외국 기업들의 온라인 콘텐츠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종의 주가도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10일부터 중국에서 글, 게임, 만화, 비디오, 오디오, 지도 등 모든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유통하려면 중국에 서버를 둬야 한다는 내용의 규제 법안을 발표했다.
CJ E&M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22% 하락한 7만2,6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SBS는 2.86% 떨어진 3만550원,
에스엠은 1.03% 하락한 3만8,450원에 마감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