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모로즈(사진=KOVO) |
문화적인 차이로 인한 낯선 행동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를 해줘야 한다. 또한 선수 성향에 따른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도 역시 일정 수준에 대해서는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필요한 동작으로 상대를 자극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위로 상대 선수에게 시비를 거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설날에 펼쳐진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시즌 5라운드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이 세트스코어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양쪽 선수들이 민감한 신경전을 치르는 상황은 발생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종료 후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대한항공 외국인 공격수 모로즈가 KB손해보험 공격수 마틴을 자극했다. 물론 큰 충돌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그런데 이 상황은 납득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 경기 중에 마틴이 상대 선수를 자극했거나 플레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선수와 신체 접촉을 하며 피해를 입힌 것도 없었다. 또한 모로즈를 자극하는 일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패하고 나서 상대 선수를 도발하는 행위는 비신사적인 행위다. 게다가 V리그 입성 후 모로즈의 행동들을 생각하면 리그를 매우 무시하는 것은 물론 기본 인성에 문제가 있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화끈한 세레모니, 화려한 쇼맨십을 소유한 선수로 알려졌고 실제로 재미있는 선수라는 것이 첫 느낌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제어가 안 되는 인물이었다. 그가 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상대를 자극하는 것이 문제다. 배구에서 화려한 세레모니를 한다고 해서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를 쳐다보며 하는 것은 금지된 부분이다. 결국 상대를 자극하지 말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구를 ‘신사의 스포츠’라고도 하지 않는가?
그러나 모로즈는 이런 규정과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V리그에서 뛰기 시작하면서 상대를 자극하는 세레모니로 구설수에 올랐던 모로즈는 그의 기본적인 인성에 대해서도 의심케 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 12월 31일 4세트 도중 주심을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경기 당시에는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으나 KOVO는 사후 판독을 통해 경고를 내렸다. 물론 중계 화면으로 심판을 겨냥했는지 정확히 욕설의 제스처를 취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KOVO의 경우는 자중해달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모로즈는 달라진 것은 없었다. 거의 매 경기 상대를 자극하는 모습은 여전하고 심지어 8일 경기에서는 경기 후 상대 선수를 자극하며 시비를 걸었다.
이를 단순히 표현이 확실한 선수, 개성이 강한 선수라고 할 수는 없다. 2005-2006시즌부터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V리그에서 활약을 했고, 개성이 강한 선수들도 많았다. 그러나 거의 매 경기 문제를 일으키고 상대를 자극하는 것을 넘어 시비를 거는 선수들은 없었다. 다시 말해서 모로즈의 인성은 역대 최악의 인물이자 V리그를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를 일삼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과거에 뛰었던 리그에서는 이런 행위들이 허용됐는지 모르겠지만 V리그에서 안하무인처럼 날뛰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KOVO 차원에서 징계가 우선도 아니다. 일차적으로 최소한 소속 팀에서 모로즈에 행동을 자제 시켜야 한다. 상대를 자극하고 문제를 일으켜서 소속 팀에게도 득이 될 것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KOVO는 강력한 징계를 내릴 필요가 있다.
과거에 어떤 선수였는지 관계없다. 현재는 V리그 소속의 선수고, 한국에서 뛰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한국의 V리그에서 요구하는 기본 상항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문화가 다르고 상위 리그에서 최상급 선수였던 선수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안하무인과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모로즈의 행위들을 보면 코트에서 기량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하는 것은 뒷전이다. 대신에 상대의 얼굴을 붉히게 만들고 시비를 거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 생각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