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 됐습니다.
그동안의 후계 구도 정리 과정을 이문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그동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 일본을,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한국 경영을 맡겼습니다.
이 투톱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이미 2년 전,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제과의 지분을 매입할 때부터 예견됐습니다.
당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 643주를 매입한 후, 한 달에 한번 꼴로 10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롯데제과는 한·일 롯데그룹의 모태가 되는 기업으로, 그룹 내 순환 출자 고리의 핵심입니다.
이처럼 롯데제과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상징성이 큰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보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노여움을 샀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입니다.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롯데에서 해임 수순을 밟았습니다.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롯데아이스 등 자회사 3곳에서 모두 해임되더니, 며칠 지나지 않아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직마저 잃었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의 외형적 명분은 일본 롯데의 실적부진·경영진들과의 대립이었지만,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승계를 마무리하기 위한 정리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더구나 지난 3월,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건설을 시작으로 6월 롯데알미늄까지, 한국 롯데그룹 등기임원에서도 모두 해임되며 사실상 힘을 잃었습니다.
그 사이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입지는 강화됐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입사 이후 26년 만에 한국 롯데그룹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등기임으로 선임됐고,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해까지 맡았던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부회장직까지 꿰찼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룹 내에서 입지를 잃은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7일 94살인 아버지를 업고 경영권 회복하기 위한 `반란`을 일으켰지만, 이미 입지를 굳힌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결국 신동빈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한국경제TV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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