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의 물 오른 연기력이 호평을 받았다.
기다린 보람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SBS 드라마 ‘패션왕’ 이후 2년 만에 SBS 월화대기획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 (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이제훈은 그야말로 믿고 보는 남주의 정석 그 이상이었다.
어제 첫 방송된 ‘비밀의 문’에서 이제훈은 역사 속 비운의 왕자로 알려진 사도세자가 사도의 칭을 얻기 전인 세자 이선으로 분해 물오른 연기력으로 완벽한 몰입도를 선사했다.
‘비밀의 문’은 첫 화부터 강렬했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점은 명확했고, 세자 이선의 신념과 그가 펼치고자 하는 국정의 색 역시 분명하게 드러났다. 어렵게 왕위에 오른 아비와 달리 이선은 태중에서 이미 지존으로 결정된 자이자 한 번도 도전 받지 않은 권력을 얻은 왕세자로 두 사람이 행하는 정치와 권력에는 분명 다른 점이 있음을 처음부터 드러냈다.
이선이 첫 회에서 행한 권력은 백성을 위한 정치였다. 궁내 신료들과 세자빈(박은빈 분)으로부터 `고작 서책 따위`로 불리는 서책을 민간에 허할 것을 추진. 홍길동전과 같은 서책이 여론을 선동할 것이라는 신료들의 걱정에는 "백성이 서책을 읽고 율도국이라도 세우려 한다면 그는 백성의 잘못이 아닌 이 나라가 잘못된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며 백성이 먼저인 참된 정치를 꿈꾸는 성군의 자질을 드러냈다.
하지만 백성을 위하려는 세자는 아직 어렸고, 영조(한석규 분)의 손바닥 안이었다. 세자의 권력 행사에 영조는 왕위 물려주겠다는 선위를 공표했지만 이는 세자에 대한 경고의 시작이었다. 첫 화부터 두 사람의 대립과 훗날 비극을 암시하는 듯한 갈등이 시작되며 치밀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이제훈은 공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 싱크로율을 선보이며 믿고 보는 남주의 열연을 여과 없이 펼쳐 보였다.
세책에 들 뜬 장난기 가득한 세자의 모습으로 문을 열었지만 이내 핍박 받는 백성들의 모습에 분노하는 군주의 모습을 그려냈고, 아버지 앞에서는 한 없이 긴장하는 어린 아들로 돌아왔다. 한 시간도 안되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세자 이선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든 것.
또한, 정치판에서의 패기, 선위에 불복하는 애잔한 세자의 모습까지 선보이며 다채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눈 뗄 수 없는 몰입도와 다음화에 대한 기대까지 남겼다.
브라운관에 돌아온 이제훈은 더 이상 배우 이제훈이 아닌 세자 이선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에 첫 방송 직후 앞으로 펼쳐질 영조와 이선의 대립 그리고 궁중 미스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며 비밀의 문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자리함은 물론, 영조, 사도세자, 선위, 맹의 등을 검색어에 올리며 포털사이트를 점령했다.
첫 화부터 몰입도와 긴장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드라마 ‘비밀의 문’은 정도전 이후 사극 열풍을 불어 일으킬
웰메이드 사극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