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측면 미드필더 서현욱이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오른쪽 옆줄 앞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사진 = 한경DB) |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는 여자축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남자축구의 실력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북한대표팀에 물건이 하나 등장했다.
주인공은 측면 미드필더로 발군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서현욱(22살).
윤정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남자축구팀이 15일 저녁 5시 인천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F조 첫 경기에서 중국을 맞아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10분만에 오른쪽 측면수비수 심현진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에 이은 오른발 대각선 슛이 골문 왼쪽 구석으로 강하게 꽂혔고,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드필더 서경진이 깔끔한 중거리슛으로 추가골(47분)을 터뜨렸다.
▲ 북한 골잡이 리혁철이 오른발 돌려차기로 3-0 쐐기골을 터뜨리는 순간(사진 = 한경DB) |
그리고 10분 뒤에는 북한팀의 조직력이 빛나는 멋진 쐐기골이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서현욱의 측면 활약이 두드러졌다. 서현욱-서경진으로 이어진 공이 정면으로 빠져 들어가는 리혁철에게 정확히 이어졌고 이 공을 받은 리혁철은 망설임 없이 오른발 돌려차기를 깨끗하게 성공시킨 것이다.
비록 서현욱은 직접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선취골과 쐐기골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모두 관여했다. 심현진의 첫 골 상황에서도 서현욱의 공간 침투가 돋보였고, 그가 오른쪽으로 꺾어준 공이 빈 공간으로 달려들고 있는 심현진에게 당도한 것이다.
후반전에 더욱 자신감 넘치는 측면 드리블 실력과 공간침투 능력을 자랑한 서현욱은 57분에 리혁철이 골을 터뜨릴 때도 가운데 미드필더 서경진과의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결정적인 찔러주기를 성공시켰다.
서현욱의 이러한 활약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측면 미드필더로서 그 실력을 독일 분데스리가는 물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손흥민(바이에르 레버쿠젠)을 떠올리게 한다. 왼쪽 오른쪽 할 것 없이 측면과 가운데를 휘젓고 다니는 빠른 드리블 실력이 뛰어나며 좁은 공간에서도 상대 수비수를 1:1로 따돌릴 수 잇는 정교한 발목 동작도 갖추고 있다.
28년만에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의 이광종 감독은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서 만날 가능성이 짙은 북한을 상대할 경우 김진수와 임창우 등 측면 수비 자원에게 서현욱 경계령을 분명히 내려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