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탈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 2차 공판에서도 비자금 횡령 혐의를 적극 부인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 심리로 열린 오늘(22일) 공판에서 이 회장 측은 "검찰에서 이 회장이 사적용도로 사용했다고 지적한 자금은 이 회장의 개인 돈"이라며"이를 사실로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한 원심의 결정은 파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입증을 하지 못한 만큼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변호인 측은 이 회장의 건강 악화에 대해 언급하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게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재수감 이후 혈중 면역억제제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고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는 등 신장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이 회장의 건강을 고려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심리를 했다"고 언급한 후, "이 회장은 현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증빙 서류를 조작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 회장 측이 A4용지 박스나 쇼핑백을 이용해 은밀하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점과 장부와 각종 서류를 파기했다는 점 등을 봤을 때 원심의 판단은 합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변호인과 검찰의 날선 공방 후엔 증인 심문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CJ제일제당 고문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증인 심문에서 "1995년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으로 완전한 독립경영을 하기 전까지 매월 2~3억 상당을 삼성그룹에 전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와 함께 "제일제당이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활발한 M&A를 진행할 당시에도 상대 회사 매도인과 중개인들에게 수 억원의 자금을 지급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회계 장부상 처리하기 어려운 금액이어서 부외자금으로 처리했다는 것입니다.
공판 막바지 이 회장의 몸 상태를 확인해 달라는 변호인 측의 요청에 대해 재판부는 "전문가가 아니어서 육안으로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없다"며 "사진으로 확인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다음 공판은 6월 12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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