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부경찰서가 게임에 빠져 28개월된 아들을 방치,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아버지에 대해
수사 초기 단계부터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수사 방침은 지난해 경북 칠곡에서 8살난 의붓딸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36)에 대해
살인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검찰이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을 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14일 오전 수사 브리핑에서 "숨진 아이의 친아버지인 피의자 정 모(22)씨가 받는 혐의는 살인"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아이를 방치·학대한 것이 짧은 기간 1~2차례 정도로 그쳤으면 `유기치사`나 `학대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한 것은 `살인의 (미필적)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두돌을 겨우 넘긴 아기에게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만큼 정 씨의 행동에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대구경찰청 수사 관계자는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하지만,
수사 단계에서 볼 때 국민 여론을 제쳐두더라도 살인 혐의가 된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