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신시장에서 전례없는 보조금 폭로전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조금 지급을 자제하겠다며 정부의 눈치를 보던 통신업체들이 이제는 대놓고 보조금을 뿌려놓고도 떳떳한 모양입니다.
정부가 급하게 제동에 나선 `진흙탕 싸움`. 박상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1일, 온라인 곳곳에서 갤럭시 S4 를 무료로 샀다거나 심지어 기계값보다 많은 현금을 돌려받았다는 이야기가 떠돌았습니다.
이날 새벽부터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폭탄지급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211대란`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인 12일부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서로 낯 뜨거운 책임 떠넘기기를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SK텔레콤 관계자
"LG유플러스가 지난 8일 먼저 시작을 한 것이기 때문에 대응차원에서..."
그러자 LG유플러스는 즉각 반박했습니다.
<인터뷰> LG유플러스 관계자
"SK텔레콤이 먼저 시작했으면서 우리한테 뒤집어 씌우고 있다"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져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의 판매수익을 들먹이기 시작했고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수치를 조작했다는 보도자료까지 냈습니다.
두 회사 모두 보조금 지급 상한선인 27만원을 넘어 위법 행위를 저질렀지만 반성은 없고 오직 회사 헐뜯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KT는 이동통신사업자 중 유일하게 7일간 영업정지를 당했고 이 기간 가입자는 6만여 명 감소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를 피해갔습니다.
지난 연말 방통위가 SK텔레콤 560억 원, LG유플러스 207억 원 등 총 1천7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한 게 전부입니다.
사상 최대 과징금이긴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선 SK텔레콤과 5천5백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낸 LG유플러스에게는 각각 2%에서 4%에 불과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벌금만 납부했을 뿐 정부의 제재는 먹혀들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연말 이후 주말마다 계속해서 보조금 전쟁은 지속됐습니다.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추가 제재 방안을 미래부에 건의했습니다.
정확한 제재 수위는 알려지진 않았지만 1개월 이상의 영업정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최대 3개월까지 영업정지가 가능한데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강력한 제재가 들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진흙탕 비방전에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결국 제 값을 다 주고 핸드폰을 산 고객들 이른바 `호갱님`들입니다.
<인터뷰> 이용구 통신소바자협동조합 상임이사
"결국 소비자 차별이다. 아주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객을 가장 먼저 생각하겠다`던 이동 통신업체들.
정작 고객서비스와 통신품질 향상은 미뤄둔 채 누가 먼저 보조금을 풀었는지 누가 내 고객을 많이 뺏었는지, 이런 폭로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TV 박상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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