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장은 대우건설에 대한 분식회계 논란을 담은 문건이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분식회계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다.
홍 행장은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건설사업에 관해 향후 손실이 어디까지 발생할 수 있는가에 대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예측한 자료를 대우건설이 수시로 보고한다”며 “리스크관리 차원에서의 그 같은 문건이 금감원에 전달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문건에 대해 김형종 산업은행 사모펀드 본부장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최악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부실이 우려되는 사업장에서 얼마씩 연도별 손실이 나올 수 있는지를 체크하도록 하고, 부실이 예상되는 사업장에서도 최대한 부실이 적게 나타나도록 원가절감 등 노력을 하는 계획을 내놓으라는 리스크관리 자료”라며 “회계 관한 부분은 회사가 삼일회계법인과 회계원칙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우건설 역시 “분식회계 논란은 가상 시나리오일 뿐”이라며 회계조작을 전면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현재 감리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해당 문건의 진위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STX그룹의 구조조정 현황도 소개했다.
STX그룹의 경우 STX팬오션과 조선해양이 관심사다. 산업은행은 특히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절차가 개시된 팬오션은 고가용선에 관한 채무 등 일부 우발채무가 아직도 남아있어 완전히 채무 확정분담이 돼 있지 않지만 우려보다 빠른속도로 영업이 정상화되면서 웬만큼 채무부분이 정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홍 행장은 이에따라 “STX팬오션을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계속 살릴 수 있는 기업에 매각되도록 측면에서 기여하고 인수금융도 어느정도까지는 제어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STX유럽의 3개 회사인 핀란드와 프랑스, OSV 가운데 OSV는 이미 5천~7천억원 수준으로 매각이 돼 있는 상황이다. 남아있는 STX핀란드와 프랑스는 크레딧 스위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들어간다.
아울러 추가부실이 발견된 STX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오늘 열리는 투자위원회에서 1조3천억원 출자전환과 1조8천억원 규모의 신규지원을 내부 결의하고, 8개 채권은행에 안건을 돌릴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다. 자금공급 규모와 기업대출을 늘렸음에도 STX그룹 구조조정과 대우건설·KDB생명 손상차손 등 손실로 적자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산은은 다만 올해에는 영업자산에 따른 이자수익이 상당히 늘고 구조조정 리스크관리 강화로 대손비용이 줄어 당기순이익 6천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던 대우증권은 시장여건과 창조경제 지원 등을 위한 시너지를 고려해 당분간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KDB캐피탈과 KDB자산운용, KDB생명은 매각대상으로, 매각 시기와 방법 등은 시장 수요와 여건을 고려하되 정부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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