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당 소속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성명에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 내부에서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발언은 나왔지만 현역 의원이 선거불복을 명시적으로 밝히며 박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한 것은 처음이어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민주당 비례대표 초선인 장하나(36) 의원은 8일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를 부정선거라고 규정하면서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장 의원은 또 내년 6·4 지방선거 때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것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하라`는 제목의 개인 성명을 발표했다.
장 의원은 성명에서 "현재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도 지난 2012년 12월19일 대통령선거는 국가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총동원된 총체적 부정선거임이 명백하다"면서 "나, 국회의원 장하나는 `부정선거 대선결과 불복`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2천270개 트위터 계정으로 2천200만건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한 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의혹,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을 명분으로 한 불법선거개입 등을 꼽았다.
또 "박 대통령의 말대로 본인이 직접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을지 몰라도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의 도움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적인 사퇴를 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부정선거, 불공정선거로 치러진 대선에 불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실현이며, 다가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와 같이(동시에)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도 밝혔다.
장 의원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민주당 제주도당 대변인, 해군기지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 읍면동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쳐 19대 총선 때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지내기도 했으며 현재 원내부대표(청년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장하나 의원의 이같은 `대선 불복` 선언에 대해 "당 지도부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권자를 모두 모독하고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폄훼한 것"이라며 "한 마디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손수조 새누리당 전 미래세대 위원장은 8일 트위터에 “장하나 의원은 오히려 본인의 주요이력인 제주도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결과가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사태에서 보듯 얼마나 국가안위에 피해를 줄 수 있었는지에 대한 반성부터 필요할 듯하다”는 글로 역시 장 의원에 대한 비판의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노총 대표단과 면담 중에 장 의원의 성명 내용을 보고받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장 의원은 지도부에 미리 통보하거나 상의하지 않고 성명 발표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