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09년 이후 매년 2명씩 부회장 승진자를 배출했던 삼성그룹이 이번 인사에서는 이례적으로 부회장 승진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전자 조차도 부회장 승진은 없어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이어서 정봉구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지만 부회장 승진자는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부품 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의 `투톱 체제`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실적은 좋지만 현 사장들이 부회장 승진 연한에 부족해 승진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회장 승진 불발은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이번 삼성전자 인사에서는 무선사업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사업부장과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장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지난해에도 부사장급이던 미디어솔루션 센터장과 무선 전략마케팅 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데 이어 2011년 이후 삼성전자 내 무선사업 관련 사장직은 네 자리가 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실적 비중이 커지면서 예견된 결과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그동안 삼성 애플 소송에 관여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과 교류하며 무선사업 부문에 공들여왔다는 점에서 이재용 체제 구축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입니다.
여기다 지난해 사장 승진한 홍원표 사장에 이어 이번에 승진한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60년대생으로 사장단이 젊어지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삼성그룹 전체로 보면 전자소재 기업으로 재탄생한 제일모직과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SDS 대표이사를 교체하면서 세대교체를 한 점도 전자와 부품사업을 아우르는 이재용 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경제TV 정봉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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