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 각광을 받던 기업인수합병 목적의 스팩이 도입된 지 3년만에 절반가량이 상장 폐지됐습니다.
하지만 1호 스팩의 실패를 교훈삼아 2호 스팩은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인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스팩(SPAC)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주식 공모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설립하는 서류상 회사를 말합니다.
스팩이 비상장사를 합병하면 비상장사는 우회상장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 주식처럼 매매 가능하지만 상장후 3년내 인수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상장 폐지됩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는 활성화돼 있는 제도로 우리나라도 지난 2009년말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입됐습니다.
도입 첫 해인 2010년 2월 대우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 우리와 동양증권이 잇따라 스팩상품을 선보였지만 신규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과 인수합병 실패로 자본금을 나눠준 뒤 청산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22개 스팩이 상장됐지만 11개 스팩이 상장폐지됐고 인수합병을 추진하거나 완료된 것은 8개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거래소 관계자
"유가증권시장(상장폐지) 3개는 스팩의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500억, 800억, 900억 그런 스팩 규모로 합병할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
스팩공모금액의 80% 이상되야한다는 규정 때문에 적절한 M&A 대상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얘기입니다.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은 하나대투증권 스팩이 모바일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와의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오는 10월 코스닥 우회상장이 가능해지면서부터입니다.
키움스팩 1호도 한일진공기계 합병을 통해 코스닥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고무돼 2호 스팩을 준비하는 증권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거래소 관계자
"스팩관련 IB 실무자 간담회를 했다. 과거 스팩규모는 컸다. 조금만 스팩을 통해서 추진을 하겠다는 겁니다."
우리투자증권, 신한, 키움과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2호 스팩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수합병 대상의 폭을 넓히기 위해 스팩규모를 100억원대로 낮추고 게임이나 바이오 등 성장성 있는 회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2호 스팩이 성공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습니다.
스팩시장의 큰 손인 자산운용사들의 스팩펀드는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스팩의 주식분산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투자가들의 환매요구에 탄력적인 대응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스팩 1호의 실패를 교훈삼아 두 번째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는 스팩.
스팩 2호 출시가 각광받는 투자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이인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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