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 - 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전문위원> 일본 금융권은 거의 우리나라 예전 월드컵 때와 같은 열기로 밤을 지샜다. 반대로 우리나라 국제TV나 시황 전문가들은 오늘 새벽부터 고생이 많았다. 바로 달러 대비 엔화환율 100엔 돌파 때문이다. 어제 우리는 금통위에서 어렵사리 금리인하를 한 번 얻어냈는데 하루 만에 효과가 상쇄되는 것이 아닌가, 또 긍정적으로 본다면 금리를 어제 내리지 않았다면 더 충격이 컸을 텐데 완충작용을 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이 가능하다.
축제 분위기인 일본 금융권 현지 반응을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전한다. 달러 대비 엔화환율이 100엔을 돌파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신이 났다. 동경환시 야간 데스크에서 100.69엔까지 갔다고 하지만 사실은 100.79까지 갔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사실 허울이 좋아 아베노믹스지 그야말로 일본의 죽기살기 양적완화, 가미가제식 돈풀기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역사적인 달러엔 100엔 돌파의 모멘텀은 전적으로 미국 뉴욕증시에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달러가 강세로 갔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오늘 새벽 장중 한때 최고가는 100엔 79전이었다. 거의 101엔대까지 근접할 뻔한 결과가 나왔다. 외환시장에서는 1엔도 매우 큰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도 당연히 화답을 했다. 닛케이 선물지수가 밤새 급등했다. 14585엔이다. 14000을 뚫었다고 크게 나온 것이 엊그제인데 이제 선물지수가 14500을 넘어갔다. 오후 2시경 본격적인 급등이 나오면서 달러 대비 엔화환율이 100엔을 뚫고 올랐다. 현재가는 100엔 60전을 기록 중이다. 실업수당 청구건수 때문에 환율이 올랐다가 오전 중 횡보하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는데 본격적인 상승을 한 뒤에 또 한번 갭상승을 했다.
원인이 무엇일까. 월가에도 카더라통신이 많이 돌아다니는데 오늘 같은 날 영향을 발휘한 정보지가 하나 있었다. 그 원인과 출처, 내용을 찾아보았다. 월가 인터뷰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시브릿즈 파트너스의 대표 더그 카스 트위터를 보자.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연준 담당 특파원인데 워낙 연준 내부사정에 정통하기 때문에 유망한 사람이다.
존 연준 힐샌라스라는 별명이 붙은 존 힐샌라스는 조만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내지는 출구전략, 긴축기조가 힘을 받고 있다는 깜짝 기사를 낼 것이라는 카더라통신을 돌렸다. 이것이 12시부터 메신저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불과 40분 만에 갭업이 출현한 것이다.
당장 우리시장 개장을 40분여 앞둔 상황에서 어제 한국은행 금통위 금리인하 효과가 상쇄 내지는 희석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증시에서는 어제 금리인하로 인한 상승분을 반납해야 하지 않느냐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현지 전문가 의견을 3편 준비했다. BK 에셋매니지먼트는 그동안에도 달러엔환율이 100엔대를 돌파하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는데 번번이 실패했었다. 그 이유는 그때마다 미 경제성장세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펀더멘탈 이슈, 즉 경제지표가 좋지 않게 나오면서 번번이 달러가 약세로 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도 그렇고 오늘 실업수당도 그렇고 고용지표가 어떤 상황을 뒤집어 달러는 마음 놓고 강세를 펼쳤고 결국 오늘 달러 대비 엔화환율이 100엔 위에 안착한 것이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중요한 100엔대가 뚫린 만큼 다음 핵심저항은 101엔 50전에 설정되어 있다.
다음으로 다우존스 뉴스와이어의 의견을 보자. 오늘 달러엔환율 100엔 돌파에 대해 아시아 중 특히 대한민국과 말레이시아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국의 경우 최근 대북 리스크 감소로 외환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세가 나타났다고 정리했다. 또한 아직 원화 강세 추세가 끝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어렵사리 7개월 만에 얻어낸 금리인하였는데 금통위 12시간 만에 엔화가 찬물을 끼얹었다.
세 번째 인터뷰는 애버딘 에셋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 의견이다. 어제 한국은행 금리인하는 앞서 본 원화 강세에 대처하겠다는 의미가 제일 크게 좌우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런 원화 강세가 한국의 지속적인 수출 증가로 인한 달러 물량 증가, 우리가 돈을 벌어 달러로 가지고 들어와 이를 원화로 바꾸는 환전수요 때문에 원화 가치가 상승한 것이라면 앞으로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수출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엔화 약세가 한국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이 되는 것은 맞지만 다음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의 수출산업은 가격경쟁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품질경쟁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약간의 안도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에서의 영향력은 당연히 반대의 흐름이다. 달러 대비 엔화환율 차트를 보자. 이는 당연히 코스피에는 부담이다. 지난 4월 초 달러엔환율이 치고 올라가면서 100엔대에 근접할 때 코스피가 갑자기 꺾이면서 조정을 받았다. 이것이 갑자기 꺾이면서 코스피는 반등 채비가 나왔다. 이런 식으로 계속 역동조화다. 오늘 당연히 100엔 60전까지 오른 것이 코스피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하지만 얼마큼 그럴 수 있을까.
MSCI 한국지수를 보자. 어제 금통위 금리인하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예상 밖이었다. 동결 예상이 조금 더 많았는데 깜짝 금리인하를 하면서 코스피가 급등해 이를 후반영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달러엔환율이 튀어 오르며 후반영하면서 오른 상승분을 일시에 반납했다. 오늘 플러스라는 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굳이 이를 보고 그래도 플러스가 아니냐는 해석보다 과연 어제 우리증시 상승분이 그동안 금리동결에 배팅하는 하방 물량 포지션 청산으로 인한 숏커버링에 따른 환매수 반등이었다면 그것이 일시적인 반등일 수 있다. 과연 우리증시에서 오늘 얼마큼 반납하는지에 따라 한국증시의 중기 관점 경쟁력이 정해진다. 대신 외국인은 어제 1000억 넘게 사줬는데 다시 되돌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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