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찬바람을 쐬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는데 이런 병을 한의학에선 구안와사라고 한다. 구안와사는 갑자기 한쪽 눈이 잘 안 감기거나 입과 얼굴의 한쪽에 마비가 발생, 반대편으로 돌아가고 식사할 때 음식물을 흘리게 되는 증상을 가리킨다. 한방에서는 구안와사, 와사풍이라는 용어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중풍과는 다른 질환으로 뇌신경 가운데 하나인 안면신경에 장애가 생김으로써 한쪽 얼굴의 표정에 관계되는 근육운동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발생연령은 유아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밤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야간 근로자들이 구안와사 환자중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목동 푸른한의원에 내원한 안면마비 환자 중 직업을 가진 7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반수(51%)가 야간 근무를 자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와 과중한 야간 근무로 인한 피로가 누적돼 안면마비가 발병하게 되는 것이다.
구안와사는 12개 뇌신경 중 7번째 신경인 안면신경이 마비돼 안면근육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질환이다. 안면신경마비는 10만명당 25명 정도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발병하기 며칠 전부터 몸이 나른하고 감기몸살이 오려는 것처럼 뒷목 또는 한쪽 귀의 아랫부분이 뻣뻣하면서 통증이 있다. 간헐적으로 두통과 어지러움을 시작으로 한쪽의 안면마비 증상이 온다.
안면신경마비의 발생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체내에 기운이 허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찬바람 등과 같은 외부의 자극 요인이 있을 때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찬바람과 같은 외부의 영향, 담이나 어혈과 같은 병적산물, 신체의 허약이나 과로, 칠정의 울결(스트레스 상태)로 인해 안면에 분포된 경락에 기혈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실제 여름철에 선풍기 바람을 장시간 쐰다든지 여행 중에 문을 열고 잠을 자거나 음주 후 습하고 냉한 곳에서 잠을 잔 이후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했다고 병원을 찾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는 가벼운 경우 어느 정도 자연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마비가 완전히 개선되지 않거나 안면경련, 감각장애, 안면구축과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가 있다.
푸른한의원 서은미 원장은 "예전에는 감기에 걸리거나 찬 기운을 얼굴에 쏘였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서도 걸리기 쉽다"며 "과로하거나 과음을 한 이후 입술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귀 뒤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면 일단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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