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대표적인 매파 인사 가운데 하나인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되총재가 무제한 QE3와 제로금리 연장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효과는 보잘것없을 것인 반면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위험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플로서 총재는 아울러 주택시장에 강한 회복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오는 2015년 6월 말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플로서 총재는 금리인상 시기가 그보다 훨씬 이전에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서 총재는 통화부양이 부족해서 미국이 성장을 못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통화부양책을 강화해서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봐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리를 몇 bp 내린다고 성장과 고용이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며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든 이자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저축을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고위 인사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것은 논의를 활성화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도출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렇지만 때와 장소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무회의에서 고용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범정부 대책을 만들어 발표했는데 그 직후에 장관 한 사람이 대중들 앞에 서서 아무 효과가 없을 것이며 잘못된 정책이라고 떠든다면 말이 안 된다.
플로서 총재의 오늘 발언이 특히 충격을 준 것은 연준이 이번에 초점을 맞춘 정책의 요체를 직접적으로 타결했기 때문이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에 결정한 무제한 QE3와 제로금리 연장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필요조건이 있다.
하나는 연준이 약속한 대로 고도의 부양정책을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시장이 신뢰해야 하고 두 번째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주택시장 회복과 소비진작, 궁극적으로는 고용과 경제성장 회복에 대해 경제주체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연준에 대한 신뢰, 성장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필수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 플로서 총재는 제로금리를 계속하겠다고 한 연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해 신뢰를 훼손했고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성장은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마치 저주처럼 느껴지는 이 같은 비관적인 발언이 반복되면 결국 전례 없이 강한 통화정책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반감하며 비용은 배증할 것이다. 정책이 아예 먹혀 들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시장이 큰 충격으로 반응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내분이 표면화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5일 연준이 QE3를 결정한지 이틀 만에 리치몬드 연준의 제프리 레커 총재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준의 부양책은 가시적인 경제회복을 불러올 수 없으며 설사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나서 잠잠해지나 했는데 이번에 다시 파문이 일어난 것이다.
연준에 대해 아주 정통한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지난 7월에 연준 내부는 지금 내전 중이라고까지 말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내부의 불협화음이 이렇게까지 외부로 드러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QE3 정책의 효과를 둘러싸고 아직도 시장에서는 자신감이 약한 상태인데 무엇보다도 연준의 대외 소통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지난 1930년대 대공황도 알고 보면 연준 내부의 심각한 균열과 갈등으로 인해 적기에 적절한 통화정책을 쓰지 못해 위기가 증폭된 측면이 강하다. 지금 연준의 내부상황이 대공황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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