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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주연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가 개봉을 하루 앞둔 가운데, 동명의 소설이 온라인예약 판매를 통하여 먼저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화와 함께 『광해, 왕이 된 남자』 (걷는나무)는 탄탄한 역사를 바탕으로 세밀한 캐릭터 묘사가 눈길을 끈다.
영화는 러닝타임의 한계로 중심인물 광해의 비중이 크다면, 소설은 허균을 비롯한 주변인물들의 심리 전개와 특히, 영화와는 다른 반전 결말을 담고 있다.
광해, 반전 결말 담은 ‘소설’ vs ‘영화’ 이병헌의 첫 사극 도전, 승자는?
소설은 영화가 러닝타임의 한계로 다 보여 줄 수 없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역사 기록에 근거해 풍부한 에피소드로 구성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광해, 하선, 허균뿐만 아니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인물들의 행동과 내면 변화까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실제 기록에서 출발해 과감한 상상력으로 『승정원일기』에서 사라진 보름간의 행적을 재구성했다. 광해가 감추려 했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독살에 대한 두려움으로 폭군이 된 광해와 백성의 삶을 제 삶처럼 살피는 천민 하선이 보여 주는 서로 다른 왕의 모습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누구인가를 새삼 생각하게 한다.
“可諱之事 勿出朝報。: 숨겨야 할 일들은 조보(朝報)에 내지 마라.”
-광해군 8년, 2월 28일 『조선왕조실록』
또한 소설은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의구심을 독자 스스로 해소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설명하였다. 왜 광해가 폭군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대동법과 호패법이 광해와 신료들의 권력 다툼에서 쟁점이 된 이유는 무엇이며, 끊임없이 역모 사건이 이어진 이유는 무엇인지, 허균은 왜 역적으로 몰리게 되는지 등이다.
역사소설 현대판 정치와 닮은꼴, 카타르시스 느껴…
역사 소설이 인기 있는 이유는 400여 년 전의 조선 시대의 왕정과, 현대판 정치가 매우 닮은 모습이기 때문이다. 자기 뜻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죽이는 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도가들의 모습에 지금 한국 정치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실을 관통하는 예리한 풍자가 보는 이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
눈만 마주치면 죽일 듯이 으르렁거리던 서인과 북인 사대부들이 대동법을 막기 위해 야합하는 장면에서는 망치를 들고 싸우다가도 세비를 올릴 때는 한마음으로 뭉쳤던 국회의원들이 떠오른다.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는데도 명에 사대의 예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신료들의 행동에서는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도발이 심상치 않은 요즘, 내정과 외교에 모두 탁월한 제2의 광해군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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