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롯데그룹이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계열사를 돕기 위해 부당 지원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번 부당 지원행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총수 일가에 대한 도덕성이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한창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8년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기공(현재 롯데알미늄)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개발공급업체에게 보낸 메일입니다.
롯데ATM 프로젝트와 관련해 롯데기공이 참여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당시 ATM 사업은 롯데피에스넷이라는 계열사가 주도했는데, 2009년부터 또 다른 계열사인 롯데기공이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을 신동빈 당시 부회장이 지시했다는 내용이 메일에 나타나 있습니다.
<인터뷰>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
2008년 10월6일 롯데피에스넷은 CD기 위주에서 ATM기 위주로 사업모델 변경 확대 계획을 롯데그룹 측 최고경영진에 보고합니다. 그러나 보고 중에 롯데그룹 신동빈 당시 부회장은 롯데기공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을 것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1973년 설립된 롯데기공은 가스보일러와 주차설비 등을 제조 판매하는 롯데 계열사입니다.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2009년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되고, 이후에는 롯데알미늄에 흡수합병됐습니다.
신동빈 회장은 당시 이런 롯데기공의 경영난을 도와주기 위해 부당지원을 결정하고, 기존 사업 분야와는 큰 상관이 없는 ATM 프로젝트 등을 통해 3년동안 40억원 가까운 이익을 밀어줬습니다.
<인터뷰> 신영선 공정위 시장감시국장
"롯데알미늄 기공사업본부는 이 거래를 통해서 41억5100만원에 매출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렇게 롯데그룹이 계열사를 중간에 넣어 일종의 `통행세를` 챙기게 한 것은 부당내부거래에 해당된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6억49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대기업집단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통행세 관행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경제TV 한창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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