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증시특급 1부-글로벌 마켓 NOW>
김희욱 해설위원 > 어제 1800선 깨지면서 대외 이슈도 괜찮았고 나쁜 것이 없었다. 그러나 파생상품의 시장왜곡 현상이 속상하게 시장을 내리누르고 있다. 그런 만큼 오늘은 반등을 해줘야 한다. 일단 미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기술업종의 여러 실적 호조 때문에 나스닥선물지수도 상승하고 있고 미 증시 3대 지수 상승에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
현재 개장을 41분 앞둔 상황에서 나스닥선물지수를 보자. 11포인트 상승하면서 2631을 기록하고 있다. 오늘 새벽 마감한 미 증시 3대 지수 상승분에 더해 저만큼 더 오르고 있다. 이런 정황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CNN머니의 마감 브리핑이다.
비록 미국 이야기이지만 흠 잡을 데 없이 부러운 제목이다. 오늘 실적을 발표한 인텔과 IBM, 이베이가 1등 공신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물론 절대평가로 봤을 때 실적이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지만 상대평가, 즉 다소 낮아진 기대치 덕분에 실적 호조를 기록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는 설명이다. 인텔 효과라는 표현은 오늘 우리 증시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어제 상원에 이어 오늘 하원에서 연설했다. 어제와 비슷한 내용, 즉 미 경제에 대한 전망이 조금 더 비관적으로 내려갔다. 그런 만큼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어제 상원에서 그 정도 이야기를 했으니 오늘 하원에서도 갑자기 깜짝 발언을 할 정황은 아니었다. 대신 오늘은 연준 베이지북, 미국경제에 대한 월간 정기 검진 결과가 공개됐다.
마침 이 내용도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어제 발언 수위만큼 우려감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어제 상원에서와 똑같은 톡으로 오늘도 이야기했다. 그러나 오늘은 조금 더 중량감있게 들렸을 수 있다.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고 QE3에 대한 기대감은 오늘도 지탱됐기 때문에 이중 호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오늘 버냉키 연준의장의 발언 수위는 어제와 비슷했지만 여기에 힘을 실어준 연준 베이지북 보고서 7월호를 살펴보자. 12개 지역 연준에 대해 모아놓은 경기 진단 보고서다. 지난 6월과 7월 초, FOMC 끝나고 나서 집계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가장 최신판 연준 진단서다. 표현을 보니 미약, 미진이라는 단어가 반복되고 있다. 반복은 당연히 강조다.
이 표현이 오늘 버냉키 연준 의장의 발언 수위에 장단을 맞춰줬다. 연준의 문서나 보고서는 외교문서만큼 단어 하나하나에 상당히 조심스러우면서도 내포하는 의미가 크다. 이런 표현이 이례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QE3에 대한 기대감을 또 한 번 지탱해줬다.
포트피트 캐피탈의 의견을 보자. 이번 어닝 시즌은 기업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예상치는 무난히 달성하는 분위기다. 이는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경제 청사진은 점점 어두워지면서 시장은 QE3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높여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조합을 시장에서는 둘 다 호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상승 모멘텀을 점점 형성해나가며 조심스럽게 바닥권 탈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오늘 미 증시를 들어올린 것은 월가의 기술주였고 인텔, IBM, 이베이가 일등 공신이었다. 이중 인텔의 2분기 실적 보고서를 보자. 헤드라인 넘버는 지난 2분기 인텔의 매출이 135억 달러이고 이 가운데 순이익이 28억 달러로 주당 54센트다. 예상치를 상회한 결과다.
하지만 그 밑에 CEO 성명 내용을 보면 거시경제 여건이 도전에 직면한 3분기라는 표현을 썼다. 그래서 매출 신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본다. 늘어날 것으로 보지만 보수적으로 낮춰 잡은 것이다. 그러한 연유로 3분기 실적 전망 수치를 낮춰 잡았지만 이미 예상됐던 수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다행스러운 것은 2012년 연율로 봤을 때 전체 매출증가를 3~5% 정도로 견조하게 내다보고 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한 표를 보면 매출은 5%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3% 늘었고 주당 순이익이 2% 늘었지만 마진율은 하락한 정황이 보인다. 그리고 핵심 항목에 대한 정리를 보면 PC용 제품 매출이 3% 늘어났다. 이것을 희망적으로 본다.
최근 태블릿PC나 스마트폰 때문에 전통 PC에 대해 비관적으로 예상한 그동안의 우려와 달리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여전히 PC 매출도 견조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처럼 기기는 작은 대신 온라인에 별도의 저장 공간을 계정으로 만들어 쓰는 수요로 인해 데이터센터 그룹의 매출이 무려 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주 등을 떠올릴 수 있다.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의 인텔 실적 보고서 평가를 들어보자. 웨드부시 모간은 이번 인텔실적 보고서 가운데 3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당초 예상보다 하향되기는 했지만 올해 연간 실적은 견조한 증가세를 예견한 부분이 투자자에게는 희망적이었다. 여기에는 아직도 매출이 견조한 PC시장이 버티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처음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출시됐을 때 외신에서도 PC 대체재라는 표현을 많이 썼다. 이제는 현실에서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번 실적의 수치로 검증됐다. 인텔 효과는 미 기술업종의 바로미터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반등에도 역시 기여했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와 비교해보면 동조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하락하는 구간, 반등하는 구간 역시 같이 동행하고 있다. 인텔 효과로 오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55% 상승 마감했다. IT강국인 대한민국의 오늘 증시에서도 일종의 예지몽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술업종 중심으로 인텔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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