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 오후증시 1부 - 박문환의 시장돋보기>
동양증권 박문환 > 현재 10%p 이상 뒤지던 사르코지가 유태인을 상대로 한 무차별 총격사건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오히려 선두를 되찾고 있는 흐름이다. 하지만 2위인 올랑드와는 고작 1%정도의 격차로 거의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중이다. 아직 누가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빠르다. 프랑스의 대선은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있어야 한 번에 끝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위와 2위를 놓고 다시 한 차례 대결을 벌여야 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격차가 크지 않으면 대선이 22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5월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융시장에서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LTRO 이후 안정되기 시작한 유리보-OIS 스프레드는 안정권이라고 할 수 있는 0.5% 아래로 내려가 머물고 있다. 일단 은행 간 유동성은 잘 순환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대선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아직까지는 관망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회사 실적은 지금 좋게 발표될 수가 없다. 국민 정서도 있기 때문에 그렇게 기대하고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경기의 지표다. 페이지마다 중요한 경제지표가 따로 있다. 공장가동률이 중요할 때가 있고 고용동향이 중요할 때가 있다. 지금 중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시장 투심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단연 물가지수다. 이번 주말에 중국에서 GDP 성장률이 발표되겠지만 중국 전체 수출 2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이 중병을 앓고 있으니 중국정부도 GDP 성장률 전망을 계속 낮추는 상황이다.
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다만 치료할 수 있는 상황인가가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혈압이 높으면 혈압강화제를 투여하면 되겠지만 당뇨를 앓고 있다면 말은 달라진다. 치료제를 투입하고 싶어도 못 하게 하는 요인이 지금으로서는 물가다. 중국 증시에 먹구름이 몰리기 시작한 시기는 지난달 수출입 동향에서 20년 래 최악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고 나서부터였다. 최악이라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느냐다. 물가가 오르면 경기부양책을 함부로 실행하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루 전에는 중국의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3.6% 상승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혔던 것이 우리네 투심을 더욱 위축시켰다. 시장의 예상치 3.3%를 웃도는 시장이었고 지난 2월 3.2%에 비해 더 증가했기 때문에 중국의 정책적인 입지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더 큰 원인이었다. 이처럼 물가는 지수의 방향성에 무척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번 주말 미국의 CPI, 즉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연준에서 경기부양책을 쓸 수는 있는지 여부에 대해 필요한 조건은 오로지 물가다. 일단 이번 주말 미국 CPI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2.7% 수준으로 맞춰지고 있다. 이것은 지난달 2.9%에 비해 낮은 전망치다. 예상치대로만 나와준다면 경제지표는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소 예상치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와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늘 새벽 뉴스를 보면 이란에서 핵문제를 재협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협상 장소를 물색중에 있다고 했다. 유가가 다시 7주 이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물가는 유가하락에 힘입어 보다 안정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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