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으로 검찰에 소환된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이 19시간이 넘는 ''마라톤 조사''를 마치고 24일 오전 5시께 귀가했다.
담 회장은 조사가 오래 걸린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하다 ''혐의를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물음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룹 임원으로부터 계열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사실을 보고 받았느냐는 물음에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말만 남겼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담 회장을 상대로 최측근인 그룹 전략담당사장 조모씨(구속기소), 온미디어 전 대표 김모씨 등을 통해 총액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조씨가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건축 과정에서 부지를 헐값에 매각해 차액을 넘겨받고, 위장 계열사의 임원 급여 등 명목으로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담 회장 부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담 회장에게 비자금 조성 과정에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구체적인 자금의 사용처나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도 캐물었다.
아울러 지난 14일 서울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고가 그림 10여점의 구입 경위와 매입 자금의 출처, 비자금과의 관련성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담 회장의 추가 소환과 부인인 이화경그룹 사장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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