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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 종료 후 글로벌 증시 최대변수…''4대 독트린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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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버뱅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첫 기자회견, 1분기 미국경제 성장률 발표 이후 월가에서는 향후 증시 흐름과 관련해 중요한 두 가지 논쟁이 일고 있다.

경기면에서는 작년 8월 이후 거세게 불었던 ‘더블 딥’과 ‘소프트 패치’ 간 논쟁이다. 누니엘 루비니 교수 등은 1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온 것을 계기로 미국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정국 경기가 ‘더블 딥’에 바지면 장기침체를 예고하는 것으로 증시도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빠진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1분기 성장률이 낮게 나온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이른바 ‘소프트 패치론’으로 2분기 이후 회복국면에 재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FRB가 올해 성장률을 3.1~3.3%로 하향 수정했지만 1분기 성장률이 1.8%인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에는 3% 이상 나와야 연간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 시각을 뒷받침한다.

경기논쟁과 맞물려 정책적으로 거세지는 ‘쌍둥이 독트린 논쟁’도 월가의 화두다. 하나는 재정정책 우선순위를 적자축소와 경기부양 중 어디에 둘 것인가와 관련해 ‘로고프 독트린’과 ‘크루그먼 독트린’간의 논쟁이다. 다른 하나는 통화정책 대상에 자산시장을 포함시킬 것인가를 놓고 벌이는 ‘그린스펀 독트린’과 ‘버냉키 독트린’ 간의 논쟁도 일고 있다.

이미 재정적자가 위험수위에 놓인 만큼 늦긴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적자축소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 ‘로고프 독트린’이다. 재정적자가 확대되면 신용등급 추락 등과 같은 신뢰위기에 봉착하고, 재정지출을 통한 부양대책은 ‘구축(驅逐)효과’로 경기가 의도했던 대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정부의 입장은 최근처럼 경기회복이 완전치 못한 상황에서 적자축소에 우선순위를 두면 1930년대 대공황 당시처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 것이라고 반박한다. 오히려 재정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킨다면 누진적인 조세구조를 갖고 있는 국가일수록 재정수입이 늘어 재정적자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크루그먼 독트린’이다.

통화정책 대상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증시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 여건을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앨런 그린스펀 전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신념이다. ‘그린스펀 독트린’이라고도 불리워지는 이 정책은 2000년대 초반 실물경제 여건만을 고려한 저금리 정책은 한때는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였지만 자산시장의 거품을 일으켜 2008년 하반기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게 한 주범으로 꼽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위기를 풀어가는 버냉키 FRB 의장은 통화정책 대상에 자산시장을 함께 고려해야 하고 실제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고수익을 목적으로 각종 파생상품과 레버리지 투자로 실물경기와 자산가격이 따로 노는 정도가 심한 여건에서는 통화정책은 자산시장을 반드시 고려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버냉키 독트린’의 핵심이다.

다행히 재정정책 우선순위 논쟁은 재정적자와 경기부양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대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눈에 뜨는 것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강한 신념을 갖고 추진하고 있는 ‘페이-고(pay-go)’ 원칙과 간 나오토 정부가 대지진 사태 이후 일본경제 부활을 목표로 의욕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간지언 정책‘이다.

특히 ‘페이-고’ 원칙은 재정지출 총량은 동결하되 지출내역에 있어서 부양효과가 적은 쪽은 삭감(pay)하고 그 삭감분으로 부양효과가 높은 쪽으로 밀어(go)주면 경기가 회복되고 재정적자도 축소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1990년대 후반 클린턴 정부가 이 원칙을 추진해 재정과 물가안정 속에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신경제’ 신화를 낳았다.

통화정책 대상논쟁과 관련해서는 ‘그린스펀 독트린’보다 자산시장을 함께 고려하는 ‘버냉키 독트린’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금리인상 논거로 자주 인용되는 ‘오쿤의 법칙(Okun''s rule)’으로 볼 때 작년 4분기까지 미국경제 성장률은 잠재수준을 웃돌 정도로 ‘인플레 갭’이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부동산 시장 등을 감안해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장기간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FRB의 방침이다.

이미 위기 이전으로 돌아간 지수부담 속에 앞으로도 주가가 완만하게나마 상승세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월가를 중심으로 지속되는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부양과 재정적자를 함께 풀어가고 자산시장을 감안해 출구전략과 정책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한다면 증시 입장에서는 추가상승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지는 ‘쌍둥이 독트린’ 논쟁과 대안으로 제시되는 새로운 정책수단들은 갈수록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있고,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보이는 우리 정책당국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각국의 동향을 감안해 우리 현실에 맞는 최적의 정책조합을 찾아야 할 때다.

<글.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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