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4%대 고공 행진을 이어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리비아와 바레인 사태 등 중동의 연이은 정세불안 소식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은 15.3%나 상승했으며 전·월세 가격도 크게 올라 집세는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7% 상승했다.
전월 대비로는 0.5%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0월(4.8%) 이래 29개월만에 최고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월 2.7% 이후 8월까지 2%대를 유지하다가 그 해 9월 3.6%, 10월 4.1%, 11월 3.3%, 12월 3.5%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또 올해 들어서는 중동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이상한파, 구제역 사태까지 터지면서 1월 4.1%, 2월 4.5%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 범위 안에서 수치가 나왔다"며 "정부는 4월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서서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료품 등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동월 대비 4.9% 올랐고 전월에 비해서는 0.4% 상승했다.
생선ㆍ채소ㆍ과실류 등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9%가 올라 작년 6월 이후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전달에 비해서는 0.6%가 하락했다.
농산물ㆍ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09년 8월(3.1%)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에 비해서도 0.3% 올랐다.
부문별로 작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을 살펴보면 농산물(17.4%)과 축산물(11.6%), 수산물(10.5%)의 가격이 크게 올라 농축수산물이 14.9% 올랐고, 공업제품도 석유류(15.3%)의 가파른 상승세에 따라 5.9% 상승했다.
서비스 부문은 2.5% 상승한 가운데 집세가 3.2%, 개인서비스 3.0%, 공공서비스가 0.6%의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 물가 기여도(작년 동월비)는 공업제품이 1.84%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 1.47%포인트, 농축수산물 1.32%포인트였다.
작년 동월 대비 품목별 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중에서 마늘(78%), 파(63.6%), 배추(34%), 돼지고기(31.7%)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국산 쇠고기(-9.2%), 오
이(-22.4%), 풋고추(-22.5%) 등은 가격이 하락했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국제 금값 급등에 따라 금반지가 25.2% 올랐고, 국제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등유(24.9%), 경유(18.9%), 휘발유(13.8%)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윤종원 국장은 "고유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기름값이 하락하는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불안 요인 등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두 차례에 걸친 전ㆍ월세 안정 대책에도 전ㆍ월세 가격도 급등했다.
전세(3.7%)는 2003년 9월(3.9%)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월세(2.1%)도 2002년 5월(2.2%)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전ㆍ월세 등을 포괄한 집세(3.2%)는 2003년 7월(3.3%)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개인 서비스 중에서는 외식 삼겹살(12.8%), 외식 돼지갈비(11.9%), 미용료(7.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학교 급식비는 21.3% 하락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