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윤동기 교수 "분자 승화현상 이용, 3차원 나노구조 패턴 제작"
국내 연구진이 액정분자 승화현상을 이용해 정교한 3차원 나노구조체 패턴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 우담바라 등 다양한 패턴을만들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 윤동기 교수 연구팀은 11일 액정이승화할 때 열처리 조건에 따라 여러 모습의 3차원 나노구조가 형성되는 특성을 이용, 우담바라 꽃, 찐빵 모양 등을 나노미터(㎚=10억분의 1ｍ) 크기 수준에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나노 및 마이크로 패턴 제작에 가장 많이 쓰이는 기술은 빛을 이용한 광식각기술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2차원 식각공정에 특화돼 있고 비싼 공정설비, 복잡한 과정 등 한계가 있다. 또 3차원 구조를 만들려면 2차원 구조를 계속 쌓아야 하기때문에 정교한 구현이 어렵다.
연구진은 액정의 온도를 높여 분자들을 기체로 승화시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공기 중으로 날아간 액정분자 일부가 무게, 분자수준의 친화도 등에 따라 돌아와 남아 있던 액정상 구조와 다시 결합하는 성질을 이용했다.
연구진은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 승화·재결합 현상을 제어, 수나노미터 수준의액정 판상구조를 정교하게 한 겹씩 벗겨 낸 다음 그 위에 다양한 3차원 나노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온도를 조금만 높이면 우담바라 꽃 모양이 되고 온도를 많이 높이면액정분자가 순식간에 날아가 찐빵과 같은 모양이 되기도 한다며 이는 동굴의 종유석, 석순이 생기는 원리나 유황온천에서 날아가던 유황 성분이 바위나 돌에 붙어 유황바위가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또 이 기술을 이용하면 2차원 구조를 일일이 쌓을 필요 없이 3차원 패턴을 순식간에 제작할 수 있어 차세대 기술로 불리는 수직 트랜지스터 등을 기존 2차원 식각공정보다 약 1천분의 1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윤 교수는 "전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액정의 고유 성질과 이번 연구의 승화·재결합 현상을 융합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고효율 광전자 소자 개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유망기술 융합파이오니아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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