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증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그리스채무협상, 중국 증시 급락이 한데 결집한데 따른 영향이다. 그러나 펀더멘털 잣대로만 본다면 시장의 추가 가격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시장은 이미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하락하며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저평가 국면으로 들어선 지 오래고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도 시장의 판 자체가 본질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KOSPI 2,000선 이하의 영역을 중장기적 견지에서 기회의 영역으로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 남아있는 변수는 2분기 국내기업 실적발표다. 실적변수 파장에 따라 시장의 반등력이 제한되거나 기간조정 형태의 지리멸렬한 주가 흐름을 이어갈 수 있기때문이다. 중립 이상의 성과를 기록했던 1분기 실적시즌과는 달리, 2분기 실적발표기간을 앞둔 현재 시장은 기대감보단 우려의 시선이 더욱 짙다.
핵심은 대내외 경기 부진이 미칠 기업실적 측면 영향이다. 그러나 중국을 위시한 글로벌 경기 부진, 계속된 선진국 통화완화에 따른 원화 환산 실적 오차 확대 가능성,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발 이후 내수주 실적 침식 우려 등을 고려할 경우 2분기 실적변수의 향방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2분기 KOSPI 전체 기업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영업이익 33조5천억원, 순이익25조9천억원에 형성돼 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 +15.2%, 순이익 +9.3%의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으나, 현 경기여건을 살펴볼 경우 이는 다분히 낙관적이다. 이러한영향으로 연간 및 분기 실적 컨센서스 모두 5월 중순부터 가파른 하향조정세가 나타나고 있고, 이런 추세는 실적시즌이 임박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눈높이 하향조정 대신 소폭의 상향조정이 줄을 이었던 1분기의 모습과는 완벽히 다른 양상이다.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판단과 전망이 반영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한국은행 7월 세부통계 참조)로 추정한 기업 순이익과 비교해봐도 현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상당 부분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2분기 실적시즌엔 실적쇼크로, 이후시점에는 낙관적 컨센서스의 지속 하향조정으로 표출화 될 공산이 크다. 수출 방향선회, 경쟁국 및 원화 환율변수 안정화, 내부 정책효과가 확인되기 전까진 당분간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
우리가 감익 사이클이 본격화된 2010년 이래 계속해서 목격한 것처럼 실적 변수에 발목 잡힌 시장의 한계는 자명하다. 막연한 낙관을 거두고 실적 변수에 따른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유일한 활로가 될 것으로 본다. 당분간 2분기 실적 개선주인 증권, 화학, 의료, 패션, 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 시장대응에 주력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작성자: 김용구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책임연구위원 ygno.1.kim@samsung.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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