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중앙은행의 환율 하한제 폐지로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증시가 겁을 먹었다.
스위스중앙은행의 환율 하한제 폐지가 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일까? 첫째, 기축통화를 가지지 못한 국가들이 Fed(미 연방준비제도), ECB(유럽중앙은행), BOJ(일본중앙은행)에 대항하는 환율전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둘째,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불안하게만들고 있다.
셋째, 스위스 프랑(저금리 통화)을 차입해서 다른 국가의 금융시장에 투자했던자금(일명 캐리트레이드)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어려운 생존게임을 펼쳐야 하고 가뜩이나 국제 유가 하락, 달러강세 등으로 인해 위축된 외국인 투자심리가 쉽게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주식시장의 조정국면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는 22일 열릴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매입을 바탕으로 한 양적완화정책(QE) 발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대로 ECB가 행동을 취할 경우 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ECB가 QE를 발표할 경우 대형주를 중심으로 지수가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대치를 높이기는 이른 시점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3년간의 국내 기업 4분기 실적을 돌아보면, 실제로 발표된 영업이익 수준은 시장 기대치보다 20% 정도 낮았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를 제외할 경우 이 수치는 30%로 낮아지게 된다. 흔히 말하는 어닝쇼크(Earning Shock)가 발생했다.
기업의 성과급 지급 등과 같은 기업 정책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시기이기 때문에 시장 기대와는 달리 기업의 실적이 낮다.
최근에는 글로벌 성장 둔화로 인해 업황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부실을 한번에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로 인해 실적이 생각보다 더 부진했다.
올해 4분기는 어떨까? 투자자들은 '최근 원화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였고국제 유가는 하락했으니'라는 배경을 머리 속에 그리며 실적이 괜찮지 않을까라는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원화약세와 국제유가 하락이 기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대략 3분기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번 원화약세와 유가하락으로 인한 기업실적 개선 효과는 이르면 올해 2분기실적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되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는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매출채권 회전율과 유형자산 회전율 등과 같은 회전율 지표가 꾸준히 높아지고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도 변동성 위험을 피하는 전략 중하나가 될 것이다.
(작성자: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 321yj@hanafn.com) ※ 위의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개인 의견이며, 연합뉴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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