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티던 코스피가 27일 조정을 받았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일본과 대만 증시도 뛰었는데 한국만 미끄럼을 타며 지난 14일 이래 9일간 머물던 2,000선에서 내려왔다.
수급에선 팽팽했던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그간 팽팽했던 외국인과기관 간 세력균형이 무너진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가 8개월 만에최저수준으로 급락하고 올해 성장이 예상을 밑돌 것이란 우려도 악재로 꼽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28일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일단 대외여건이 우호적이어서 그렇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여러 경제지표의 호조에 힘입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나스닥종합지수도 1.22%나 뛰었다. 유럽 증시도 유럽중앙은행(ECB)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 상승했다.
전날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며 1,997선까지 하락한 만큼 이날은 반등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도 나온다. 국내 소비심리 악화도 세월호 참사에 따른 것이어서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2,000선을 전후한 매물 소화과정"이라고 진단하고 "성장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대외변수가 우호적이고 소비 위축도 과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반등을 기대했다.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관망세가 강한 모습"이라며 "당분간 강하게 매수에나설 소재가 없는데다 다음 주 ECB의 부양책을 확인하고 가고 싶은 심리도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코스피시장 거래액은 지수가 고점을 찍던 날은 4조원을 훌쩍 넘어섰지만, 전날까지 이틀 동안 각각 2조7천억원대로 급감했다. 그냥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두고보겠다는 심리가 강해진 모습이다.
이날은 외국인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전날까지 11일째 '사자' 우위를 보였지만 이번 주 들어 순매수 규모는 26일 500억원대로,27일에는 2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외국인은 이번주에 코스피200 선물도 팔아치우고 있다. 27일 순매도액은 8천억원이나 됐다. 지난주까지 현물과 선물 양쪽에서 순매수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외국인을 둘러싼 전망은 엇걸린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어제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 규모는 6천157계약으로 5월 7일 이후 최대"라며 "순매도 여력은 최대 2만3천330계약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연구원은 "MSCI 지수변경에 따라 일시적으로 한국 비중을 축소할 수 있겠지만 유로존의 부양책 기대를 포함한 여러 가지 여건에 비춰 외국인 매수세 지속은 유효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병현 연구원은 "차익실현에 접어들었는지, 아직 방향성을 예측하거나 외국인의 태도변화를 단정 짓기엔 이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투자전략으론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경기민감주에 주목할 것을 권하는 모습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유로존이 부양책을 펴고 중국 지표도 좋아진다고 보면 화학,철강 같은 소재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박성훈 연구원은 "경기민감주와 국내 소비관련주를 눈여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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