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인 삼성SDS가 연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본격화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이 앞으로 3∼4년간 단계적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나서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등 삼 남매가 계열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마지막 단계의 핵심 계열사로 삼성에버랜드를 지목했다.
증권사들은 또 앞으로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000830], 삼성전기[009150] 등 계열사의 지분가치가 부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 지배구조 변화 탄력…핵심은 에버랜드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최근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001300] 간 합병에 이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 등 계열사 간 사업부문 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 간 교차출자 부분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삼성SDS 상장도 추진키로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그룹이 삼성SDS 상장 발표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변환을 가속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변환의 핵심은 삼성에버랜드라고 밝혔다. 이재용부회장 등 삼 남매가 41.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에버랜드는 지주회사로 지배구조전환의 마지막 작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에선 에버랜드가 지주회사로 돼 실질적인지분을 갖고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지배하도록 해야 한다"며 "결국자녀들끼리 계열분리를 정착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주회사 전환은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3∼4년간 단계별로 추진될가능성이 크다"며 "지주회사 전환 후에는 LG그룹처럼 지주회사를 분할해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부사장 등 삼 남매가 계열분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전망했다.
◇ 삼성 지배구조 변화…주목할 계열사는? 주식시장에선 삼성SDS가 상장하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전기 등 계열사의지분가치가 부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맨 하단에 있는 삼성SDS가 주목받는 건 그룹 후계구도의정점에 있는 이재용 부회장 삼 남매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의주주는 최대주주인 삼성전자(22.6%)와 특수관계인인 삼성물산(17.1%), 삼성전기(7.9%), 이재용 부회장(11.2%), 이부진 사장(3.9%), 이서현 사장(3.9%) 등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 지배구조 변환의 시발점은 대다수 계열사 지분을 나눠 가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SDS 가치를 상승시켜 현물출자용도로 활용, 3세가 지배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현재 장외시장에서 주당 평균 15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SDS 상장 시 공모가가 현 장외거래가격보다 15% 정도 낮은 수준인 12만5천∼14만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상장은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가 예상치의 하단인 12만5천원에서 결정되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SDS 가치는 1조7천억원이 될 것"이라며 "삼성물산은 보유지분 중 일부인 2.6%(200만주)만 매출해도 2천227억원의 매각차익을 거둘 것"이라고분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은 작년 말 삼성SDS 지분을 9천159억원으로평가했으나 장외가격(14만9천500원) 기준으로는 1조9천760억원"이라며 "세전 기준으로 장부가 대비 1조600억원(삼성물산 1주당 6천784원)의 순자산가치가 증가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3세 경영의 신뢰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3세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계열사들도 관심주로 꼽혔다.
이상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삼성에버랜드 기업가치를 상승시켜야 하는 만큼KCC[002380]와 삼성카드에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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