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지표 줄줄이 둔화에 유동성 확대 가능성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 여전…내주 ECB 결정 주목
중국과 유럽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들지않겠느냐는 기대가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시장 경착륙이나 기업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경제지표 둔화가 반복되는 국면을 맞았고, 유럽은 디플레이션에 직면해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선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연간 성장 목표인 7.5%를 밑돌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난 24일 발표된 중국의 3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8.1로 전달보다 0.4%포인트, 시장 전망치보다는 0.6%포인트나 낮았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앞서 나온 1∼2월 수출과 고정자산 투자, 부동산 관련 지표도 줄줄이 부진했다.
특히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둔화한데다 올해 들어선 거래량이 줄고 선행지표 격인 신규 착공면적은 급감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달 들어 태양광업체 차오르(超日)와 민영 철강회사 하이신(海흠<金밑에 金金>)철강, 부동산개발업체 싱룬(興潤)부동산 등이 잇따라 부도를 냈다.
앞서 지난주 중국에서 발표된 부동산기업 증자 허용안과 우선주 발행 시범실시같은 정책대응도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사례다. 3월 제조업 PMI가 기대 이하로 나온 날 상하이종합지수가 0.91% 뛴 것도 부양 기대가 더 컸기 때문이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제조업 체감경기 둔화를 고려할 때 1분기중국 성장률은 7.5%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양책으론 유동성 확대에 주목하는 관측이 많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예상되는 중국의 정책으로 유동성 확대와 규제완화를 꼽았다. 그는 "추가 유동성 공급 정책은 인민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상황이 HSBC PMI가 3개월째 50을 밑돌며 성장 목표치 7.5%를 밑돌 가능성이 커진 2013년 5∼7월과 비슷한데, 중국은 같은해 8월 역RP 매입을 진행해 4천억위안 이상의 자금을 공급한 전례가 있다고 성 연구원은 설명했다.
안기태 연구원은 "2분기에는 지급준비율을 0.50%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금리인하와 달리 지급준비율 인하는 그림자금융 확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기업자금 조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통한 경기방어를 위해 미니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지급준비율 인하나 중앙재정을동원한 지출 확대나 조기 집행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럽 상황은 중국과는 좀 다르다.
24일 발표된 유로존 3월 제조업·서비스업 복합 PMI가 전월(53.3) 대비 하락한53.2였지만 작년 7월 이래 기준치인 50을 웃도는 회복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독일의 3월 제조업 PMI는 53.8로 전월(54.8)보다 떨어졌고 예상치(54.5)보다도낮았지만 견조한 흐름은 여전했고, 특히 프랑스의 3월 제조업 PMI는 전월(49.7)보다오른 51.9로 2011년 6월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유럽에서 부양책 기대가 끊이지 않는 것은 디플레이션에 대한경계감 때문이다. 실제 유로존의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8%에 그쳤다. 실업률도지난 1월 12.0%로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 이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로 내린 이래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4월3일 열리는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부양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중국과 유럽의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 효과가 있을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기태 연구원은 과거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내렸을 때 코스피가 반등한 사례를제시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한 2012년 2월24일과 같은해 5월18일로부터 5영업일 후 코스피는 각각 0.7%, 2.3%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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