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눈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옐런 의장은 한국시간으로 11일 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지난 3일 취임했을 당시 옐런 의장은 취임 선서를 비공개로 했고, 별도의 성명도내놓지 않았기에 이번이 취임 후 첫 공식 석상 발언이 된다.
아울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본격화된 상황이고, 이를 위한 요건인 미국 고용지표가 최근 부진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옐런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에 시장이 촉각을 세우는 이유가 되고 있다.
다소 잦아들기는 했지만 아직 불씨가 살아있는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증시도 관망심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13일 사이옐런 의장의 연설 외에도 주요 이벤트가 대거 몰려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12일 발표되는 중국 수출입 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13일은 옵션만기일인 동시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미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둔화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지만 아직은 지표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도 내일 발표될 중국 수출입 지표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중국 수출이 작년 11월 이후 2개월 연속 감소하고, 수입도 작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시각이 앞으로도 논란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한 만큼 한국 증시가탄력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안도감에 따른 반등은 있더라도 상승세로 되돌리기는 아직 미흡한상황"이라면서 "제한적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급이 양호하고, 실적기대감이 괜찮은 반도체 및 장비, 자동차 부품, 건설 및 소재, 식료품 등에 관심을가질 때"라고 조언했다.
한 두 개 이벤트로 전체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진단도 나왔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의 회복 모멘텀이 차츰 둔화됐을 뿐 아니라 여타 선진국도 비슷한 모습이 많이 관찰된다"면서 "사이클상 한동안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도 고점을 낮추고 하락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경기 회복보다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 시장이 아직 바닥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추가 하락할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절대수익률을 중시하는 투자자는 좀 더 기다리는 것이 좋고,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을 중시한다면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투자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간밤 미국 증시는 강보합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5%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0.16%와 0.54%씩 상승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옐런 의장의 첫 공식 석상 발언을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0.18% 내린 250.35로 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하면 1,919에 해당하며, 전날 코스피 종가는 1,923.30이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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