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2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월별 만기도래액이 다음 달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황에 시달리는 건설업종의 회사채 만기는 4월에 몰려 있어 한계기업들은자금 조달에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지방공사채 제외) 규모는 41조8천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2월이 5조5천6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4월(4조6천530억원), 5월(4조6천80억원), 1월(3조5천17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업과 해운업의 올해 만기 도래액은 각각 1조원과 9천300억원으로 나타났고 건설업은 3조9천739억원이었다.
해운업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의 경우올해 각각 3천900억원, 4천2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두 기업은 회사채 신속인수제나 자산매각을 활용해 회사채를 상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종에서는 전체의 30%가량인 1조1천8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4월에 몰려있다.
롯데건설(A+등급·3천500억원)과 GS건설[006360](A+등급·2천억원), 한화건설(A-등급·2천300억원), 한라[014790](BBB등급·1천억원) 등이 4월에 회사채를 상환하거나 차환 발행에 나서야 한다.
건설업의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비우량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아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지난해 STX·동양 사태를 거치면서 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을 가르는 눈높이가 높아져 A등급 이하의 채권은 홀대받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그나마 지난해 한껏 얼어붙었던 국내 회사채 시장에 연초부터 기관들의 수요가몰려 분위기가 살아나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회사채 시장의 훈풍이 우량등급인 AA등급의 발행 물량이 많았던 것에 힘입은 바가 커 양극화 해소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
따라서 4월에 앞서 2∼3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산업개발(A등급·3천500억원), 한라(BBB등급·1천300억원), 현대엠코(A+등급·1천억원)·SK건설(A등급·1천300억원)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업황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채 만기가 대거 도래하면 회사채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우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남아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미분양 등 국내 주택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 건설업종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의 '실적 쇼크'에서 봤던 것처럼 언제 갑자기 실적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강수연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과거 저가 해외수주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까지는 건설사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아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건설업의 경우 AA등급마저 시장에서 외면을 받는 상황이라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kong79@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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