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지표 부진과 4분기 실적 우려 등 국내외 변수가 엇갈리면서 이번 주 한국 증시는 방향성 찾기에 부심할 전망이다.
일단 연초 이후 국내 증시를 억눌러왔던 삼성전자[005930] 실적과 '달러 강세·엔화 약세' 우려는 어느 정도 잦아든 것으로 보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란 평가다.
12일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여전히 우려는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에 실적이 '정점'을 찍은 만큼 성장세가 현격히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원화 강세 현상도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이야기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반영돼 가고있지만 어닝시즌을 거치면서 추가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이번 주 코스피는 제한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강한 모멘텀을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환율 추이와 정부 정책방향에 비춰볼 때 수출주 대비은행, 소비재, 유통 등 내수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고려해야 할 변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실업률이 6.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전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월(7.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새 일자리는 7만4천개 늘어나는데 그쳐 시장 예상치(19만7천개)에 한참모자랐고, 전월(24만1천개)과 비교해서도 턱없어 적었다.
폭설과 강추위로 건설 등의 활동이 위축된 이유가 커 보이지만 일자리 창출 건수가 지지부진한데도 실업률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은 구직 포기자가 늘었다는 의미여서 미국 경기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같은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달러당 104.07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104.81엔)보다 0.74엔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도 유로당 1.3664달러에서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1.3604달러)보다 0.0060달러 상승했다.
고용지표 부진으로 이달 28∼29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추가 축소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 악재가 돼 온 엔저 현상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경기지표가 지속적인 개선세를 보여왔고, 올해겨울의 경우 이상기온으로 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러화 강세기조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대다수 전문가는 올해 증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어차피 올해 증시 방향은 위쪽이고 언제 상승을 시작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경기지표가 계속 좋아지면 1분기에 대한 기대가 이를 극복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면서 "환율도 횡보 국면인 만큼지금은 시장을 지속적으로 밑으로 끌어내릴 힘은 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언제 어디서 시작할지 몰라도 올해는 모멘텀이 오면 랠리가 시작될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선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각종 리스크 요인에 눌려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대략 주간단위 수익률 기준으로 7∼9주 정도의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되는데 작년 11월 말부터 세계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경험적으로 경기 회복 모멘텀이 국내 증시에 반영될 만한시점"이라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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