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투자자들의 매매행태때문일까, 아니면 갤럭시S4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까.
삼성전자 주가가 갤럭시S4를 공개하고 나서 이틀 연속 2% 이상 하락세를 보이자그 원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전 2시 현재 직전 거래일보다 2.23% 하락한 144만7천원에 거래됐다. 지난 15일 2.63% 떨어지고 나서 이틀째 내림세다.
주가는 이틀만에 7만원 이상 떨어졌다.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가 하락을 주도했다. 직전 거래일에 29만주를 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32만주를 내놓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가 갤럭시S4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뱅가드펀드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의 정기 지수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수 변경 시기가 갤럭시S4 공개와 겹쳐 외국인 수급이 꼬였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 미국의 최대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뱅가드는 추종 지수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FTSE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뱅가드는 6월 말∼7월 초까지 삼성전자 주식 2조5천억원어치를 처분해야 한다. 현재 남은 물량은 1조4천억원가량이다.
여기에다 FTSE가 이날부터 운용 펀드에서 주식 편입 비중을 산정하는 방식을 바꾼 것도 악재가 됐다.
시장에서는 FTSE의 지수 산정방식이 바뀐 탓에 앞으로 15주간 삼성전자 매도 물량이 매주 900억원씩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FTSE 지수 변경 문제가 해소되면 삼성전자 주가가 금방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FTSE 지수 변경은 며칠 안으로 해소될 문제"라며 "지금이 삼성전자를 매수할 적기"라고 말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으나 아이폰5가 출시됐을 때 애플 주가가 내린 것과 비슷한 패턴으로 이해하면 안 된다"며 "이번 하락은수급 문제에 따른 단기적 조정"이라고 분석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주가가 내리는 현상이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를 공개하고 나서도 주가는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갤럭시S3 공개 다음날 2.93% 하락한 주가는 한 달간 10% 가까이 떨어졌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4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모두 갤럭시S3보다 진보했지만, 시장 기대대치를 능가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경쟁사의 대표 모델과 비교해 확고한 차별성을 갖추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조정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애플 점유율을 넘어서는 등 갤럭시S3 출시 당시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1년 1분기 12.4%였던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31.1%로 상승했다.
시장에 갤럭시S4와 맞설 경쟁 제품이 없는 것도 긍정적 요소로 분석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갤럭시S4 출하량은 8천8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갤럭시 시리즈의 대항마 역할을 할 아이폰6는 이르면 하반기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효과에 힘입어 2분기에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약해진 주가 흐름에 따라 일부 헤지펀드들이 삼성전자를 매도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실적 개선 추세에 걸맞은 주가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chopark@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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