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주요 장관 임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정운영의 중요 보직인 국방장관과 재무장관, CIA 국장 자리가 의회 인준 절차에 막혀 있는 것.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새 국방장관에 공화당 출신인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일찌감치 지명했으나 옛 동료인 공화당 의원들의 십자포화에 의회 인준표결을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헤이글 지명자와 절친이자 베트남전 참전 동료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이 주도적으로 헤이글 지명자의 인준을 반대하고 있다. 매케인 의원 등은 '군사적 개입보다는 대화를 주장하는 헤이글 지명자가 국방장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인준에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공화당은 또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 사건 당시 '국방부가 어느 기관으로부터 어떤 연락을 받았고 어떻게 조치했는지'에 대한 자료를 오바마 행정부가 제출하기 전까지는 인준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은 상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을 방해하기 위한 장시간 토론)'를 막을 수 있는 표결에서는 민주당이 기준선인 60표 이상을 얻지 못해 언제 전체회의 인준표결을 할지는 미지수이다. 이와 관련해 매케인 의원은 24일(한국시각)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주 안으로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인준표결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 국방장관 인준이 늦어지자 이미 몇차례 퇴임행사까지 가졌던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이 여전히 국방장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파네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헤이글 지명자를 지명할 당시 행사에 참석해 고향에서 땅콩 농사를 지을 계획을 밝히며 "이제 또다른 '넛(nut:땅콩이라는 뜻과 함께 바보라는 뜻도 있음)'들과 씨름해야 한다"며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존 브레넌 CIA국장 지명자에 대한 의회 인준도 역시 불투명하다. 공화당 의원들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 피습 사건을 '테러가 아닌 우발적인 사건'으로 규정한 '토킹 포인트'(특정 사건에 대한 발표방향)에 브레넌 지명자가 관여했는지 여부이다. 공화당 의원들은 "사건 당시 백악관 대테러 안보보좌관인 브레넌 지명자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토킹 포인트 작성시 관여했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이것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인준표결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무인공격기(드론) 지지'와 '물고문이 미국민을 살렸다'는 브레넌 지명자의 발언도 문제가 되고 있다. 브레넌 지명자는 의회 청문회 당시 '미국민이라 하더라도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면 무인 공격기의 공격대상이 된다'고 밝혔고 '물고문을 지지하지 않지만 (물고문으로 인한 정보로) 많은 생명을 살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랜드 폴 하원의원(공화)은 "기소도 되지 않은 미국민을 무인 공격기로 공격하는 것은 사법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매케인 의원 역시 "물고문으로 사람들을 살렸다면 어떤 사람들을 살렸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재무장관 인준도 쉽지 않다. 제이콥 루 백악관 비서실장이 재무장관으로 지명됐다. 오는 26일 상원 재무위 인준투표가 예정돼 있다. 상임위는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회의 통과는 장담할 수 없다. 백악관 예산관리실장 당시 '재정적자 축소'나 '국가부채한도 상향조정' 문제,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문제를 놓고 공화당 의원들과 대립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장관 지명자들은 상원 청문회를 거쳐 상임위와 전체회의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장관에 임명될 수 있다. 그러나 상원의원 한명이라도 인준을 '유보'하면 장관에 임명될 수 없다.
hope@cbs.co.kr
[워싱턴=CBS이기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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