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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紙, '중국을 향한 전직 한국외교관의 진심어린 고언' 전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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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가 수교이후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만약 역사 갈등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다면 양국 간의 우호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사 갈등 문제를 현명하게 처리해 공동 번영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상호 노력해야 한다."

국내 신문에 실린 내용이 아니라 홍콩 최대 유력지인 대공보(大公報)에 전직 한국 외교 관료가 중국을 향해 냉정하게 조언한 내용이다.

◇홍콩 최대 유력지의 이례적인 한국 전직 외교관 전면 인터뷰 화제

대공보는 지난 21일 홍콩총영사를 지낸 바 있는 석동연 동북아 역사재단 사무총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국제면 전면에 걸쳐 상세하게 보도했다.

석 총장은 35년 외교관 생활 삼분의 이 이상을 중국이나 중국 관계 분야에서 일한 외교부내 최고의 중국통이긴 하지만 "50년 후에도 한국과 중국은 이웃"을 주제로 한 심층인터뷰 및 "시진핑과 박근혜 당선인은 입지전적 인물","영토분쟁을 대화로 해결",신년인사, 석 대사 이력 등 다섯 개 기사로 전면에 걸쳐 다룬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석 총장은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에서 한국의 균형문제와 관련,"지난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미국의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에 불러들인 것은 한국이 아닌 북한이었다"고 전제하고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중국이 어떻게 해야 할지 심사숙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의 첫 방문국가 전망을 묻는 질문과 관련,"방문기간과 방문내용이 순서보다 훨씬 중요하며 이명박대통령도 취임 후 미.일을 먼저 방문했지만 외국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원촨 지진 피해지역에 머무른바 있다" 면서"박당선이 첫 번째 특사 파견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차기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고난을 이겨낸 점 등 공통점 많은 지도자"

특히 "박근혜 차기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모두 신뢰를 중시하는 정치지도자인만큼 신뢰를 기초로 전략적 소통과 관계 강화는 물론 역사와 문화대화도 포함시켜 솔직한 대화를 통해 최고수준의 전략대화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고 석 총장은 강조했다.

한편 석 총장은 "박 차기 대통령과 시 주석은 모두 상대국을 방문해 만난 적이 있고 중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점, 각각 하방이나 부모를 잃는 고난을 불굴의 의지로 이겨내 끝내 지도자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만큼 리더십을 잘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기사 전문
50년 후에도 중국과 한국은 여전히 이웃

석동연 전 주홍콩총영사 인터뷰 2013.1.21일자 대공보 번역문

미국이 '아태지역으로의 회귀'정책을 펼치고 있는 배경 하에서 미국은 아시아의 두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과 단결하여 나날이 강대해지고 있는 중국에 대항할 역량을 형성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석동연 전 주홍콩 한국총영사는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는 서로 상충되는 것이 아니며, 2월에 곧 취임하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중 전략적동반자관계를 내실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동연 대사는 "50년 후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50년이 지나도 한국과 중국이 이웃 국가라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 라고 하였다.

<i>본사기자 쉬리인(徐莉吟) 장자칭(張佳晴) 기사 - 마이클 테인 (麥潤田) 사진</i>

2010년 3월 석동연 주홍콩 한국총영사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여 한국의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직무를 수행하면서 랴오닝, 산둥, 광둥 등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다. 작년에 한국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에 임명된 후 학술교류 차 3차례 중국을 방문하였다. 그는 한중관계 및 그 중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강연을 하였으며 또한 신문에 기고문을 발표하는 등 지난 3년 동안 한중관계의 발전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 홍콩을 방문하여 본사의 인터뷰에 응하면서 중국과의 인연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한중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였다.

질문: 작년은 한중수교 20주년 및 한중우호교류의 해이기도 한다. 양국은 일련의 교류협력활동을 진행하여 한중우호를 더욱 깊게 하였다. 귀하는 중국과 인연이 매우 깊으며 홍콩을 떠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의 한중관계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 지요?

답변: 한중관계는 수교 2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은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먼저, 두 나라는 정치, 외교, 경제, 통상, 인적교류 등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과 성과를 거두었다. 1992년 수교당시 64억 달러인 두 나라의 무역량이 2011년에는 2456억 달러로 38배 증가하였다. 한중무역량은 한일무역량과 한미무역량을 합친 것보다 크다. 대중국투자액(누계기준)도 1992년의 2억 달러에서 이제 5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음으로, 양국간 인적교류는 1992년 연 인원 13만 명에서 2012년 700만 명으로 54배 증가하였다.

한중수교이후 지난 20년 동안 두 나라는 모두 빠른 경제성장을 하였으며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한중수교와 양국 관계발전은 두 나라의 빠른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두 나라의 경제성장은 서로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여 양국관계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렇게 양국의 경제성장과 한중관계의 발전은 선순환을 이루었다.

한중수교는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의 결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덩샤오핑은 '실천은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기준이다.'라는 금언을 남겼는데 한중관계의 발전은 바로 이 금언을 증명하고 있다.


양국관계는 2008년에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되었는데 지난 20년의 양국관계발전은 세계외교사에서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양국관계가 이룬 성과는 축하하고 소중히 해야 할 가치가 있다.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는 상충되지 않는다

질문: 한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의 덕을 보지만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는 입장을 피하기 어려운 것 같다. 지난 2010년 연평도사건 후 미국은 핵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황해에서 한국군과 함께 군사훈련을 하였다. 당시 중국정부와 중국인들은 모두 크게 반발하였고 향후에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귀하는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에서 한국은 어떻게 해야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한미동맹과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는 상충되지 않으며 제로섬(zero-sum)이 아니라 윈-윈(win-win)할 수 있는 관계이다. 곧 취임할 박근혜 차기대통령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후 미국은 '조지 워싱턴' 호를 동원하여 황해에서 군사훈련을 하였는데 그 목적은 북한이 또 다시 도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한 것이었다. '조지 워싱턴'호를 황해에 불러들인 것은 한국이 아니라 북한이다. 앞으로 북한의 도발이 또 있을 경우 미국 항공모함은 다시 황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중국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다.

질문: 귀하는 박근혜 차기대통령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중 전략적동반자관계를 내실화 할 것을 거듭 강조하였다고 말씀하였다. 박근혜 차기대통령은 오는 2월에 취임을 할 것이며 모두들 박근혜 차기대통령이 첫 번째 방문국가를 어느 국가로 할 것인지에 대해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지금은 박근혜 차기대통령이 첫 방문국가를 어느 국가로 선택할 지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 중국의 언론매체와 독자 여러분들이 모두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다. 한국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방문국가의 순서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방문국가의 순서와 중요국가의 순서가 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겠다. 이명박 현 한국대통령은 2008년 취임한 후 먼저 미국을 첫 방문국으로 선택하였고 귀국하는 길에 일본을 방문하여 27시간 체류하였다. 그 후에 4일간 중국을 공식방문하였고 외국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원촨(汶川) 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하였다. 방문기간과 방문내용이 방문국순서보다 훨씬 중요한다.

금년 1월 10일 박근혜 차기대통령은 중국정부특사를 만났고 다른 나라보다 먼저 중국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하였다. 박근혜 당선인은 다른 나라가 아니라 중국을 첫 번째 특사파견국으로 선택하였다.

협의의 틀을 만들어 솔직한 대화를 진행

질문: 한중관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한중양국 새 지도자에게 무엇을 건의하고 싶습니까?

답변: 한중관계는 두 나라 국민의 높은 관심과 지지 하에 활기차게 발전하였고 양국관계가 '선린우호관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한 단계씩 격상되어가는 과정에서 양국 지도자들의 의지와 결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중 양국은 많은 의제(議題)에서 전략적 협력이 필요한다. 예를 들면 외교안보분야에서 북핵문제, 북한의 개혁개방과 미사일발사와 같은 문제에서 한중 양국은 대화와 협력이 필요한다. 한중 양국은 매년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APEC, ASEAN+3, 한중일 3국정상회담 등 계기에 양국 최고지도자는 이미 빈번한 교류를 하고 있다. 우리는 미중간 전략적 경제대화(Strategic Economic Dialogue)와 같이 한중 양국 최고지도자간의 '전략대화'의 틀을 만들어, 양국 최고지도자가 이러한 빈번한 교류의 기회에 정기적으로 양국관계를 점검하고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할 수 있다고 본다.

박근혜 차기대통령과 시진핑 총서기는 모두 신뢰를 중시하는 정치 지도자이다. 한중 양국 최고지도자 사이의 신뢰를 기초로 전략적 소통과 양국관계의 강화를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역사와 문화대화도 포함되도록 하고, 솔직한 대화를 통해 최고수준의 전략대화에 이르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양국 간의 경제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질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중 FTA를 경제협력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FTA는 한중양국간의 단순한 경제협력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매개체이다.

'덕 있는 자는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를 살리는 외교 수행

질문: 중국의 부상에 따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G-2라고 불리우고 있다. 중국의 민족주의 열기도 이와 더불어 높아지고 있는데 중국이 어떻게 대외관계를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변: 미국은 2008년 G2(Group of Two)의 개념으로 미중관계를 설정하였으며 이것은 중국이 미국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나란히 서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제 중국은 미국과 함께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되었다.

중국의 대외관계의 기본 방향은 아주 명확한다. 인(仁)과 화(和)를 핵심으로 하는 정치문화전통은 중국에서 몇 천년 동안 이어져왔으며 중국인들은 '화를 귀하게 여기는(和爲貴)' 사상을 전승해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는 중국이 평화적 발전 노선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 2500년 전에 만세사표(萬世師表)인 공자는 '덕 있는 자는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덕'을 갖고 있는 나라는 다른 나라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지금 전 세계 모두 민족주의를 경계하여야 한다. 민족주의는 중국에만 나타나는 특수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너무 배타적인 민족주의는 도리어 국가이익을 해칠 수도 있다. 따라서 민족주의의 부정적인 작용에 대해 각별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min88@cbs.co.kr
[노컷뉴스 민경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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