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가조작·부패 등 9대 범죄 수사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수청법안과 공소청법안을 12일 공개했다. 행정안전부와 법무부는 26일까지 각 법안을 입법예고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추진단은 “지능화·조직화·대형화된 중대 범죄 사건의 복잡성을 고려해 중대 범죄 수사 역량 강화를 기본 방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법안에 따르면 중수청의 중대 범죄 수사 범위는 경제 범죄(주가조작, 기술 유출), 부패 범죄(뇌물, 자금세탁), 대형 참사 범죄(업무상 과실치사, 중대재해), 공직자 범죄(직무유기, 직권남용), 국가 보호 범죄(내란, 외환) 등 9대 범죄로 정해졌다. 정부는 대통령령을 통해 고액 경제 범죄, 기술 유출, 국제 마약 밀수 등 범죄 죄명을 특정할 계획이다.
신설 공소청 법안의 핵심은 정부와 여당의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 직무에서 수사를 완전히 삭제하는 것이다. 수사 개시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공소 제기 및 유지가 공소청 검사의 유일한 업무가 된다. 추진단은 “그간 문제로 지적된 직접 인지수사는 구조적으로 차단될 것”이라면서도 “송치받은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와 관련해서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소청 검사 업무도 과거보다 강한 검증을 받는다.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나 공소 제기 여부는 추후 설치 예정인 고등공소청(현 고등검찰청) 내 ‘사건심의위원회’가 들여다본다. 국민 의견이 형사 절차에 반영되도록 해 검사의 자의적인 영장 청구와 기소를 통제하겠다는 의도다. 검사의 근무성적 평가 기준에는 항고 인용률과 무죄 판결률, 무죄 사유 등도 반영한다. 검찰 내에선 이와 관련해 “신속성이 필요한 영장 청구가 무의미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소청장은 ‘검찰총장’ 직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검찰총장 임명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헌법 89조가 있는 만큼 불필요한 위헌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다.
◇기존 檢 인력 이동은 ‘미지수’
검찰청 폐지로 그간 검찰이 축적한 수사 역량이 사장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감안해 중수청 인력은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기로 했다. 변호사 자격을 갖추고 법리를 검토하는 수사사법관 직위는 검찰에서 수사 능력이 있는 검사들의 이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사가 중수청 수사사법관으로 이동하면 면직하고 새로 채용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검찰 수사관들은 전문수사관으로 중수청으로 적을 옮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중수청 내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 직무는 서로 전직이 가능하다. 예컨대 변호사 자격이 없는 전문수사관이라도 경력이 인정되면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하거나 고위직에 임용될 수 있다. 노혜원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은 “기존 검사는 수사사법관으로 각급에 상당하도록 시험 없이 채용할 예정”이라며 “기능이 완전히 똑같지 않은 만큼 신분 보장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수청에 자원할 검사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대검찰청 ‘검찰제도 개편 태스크포스(TF)’가 진행한 내부 설문조사 결과에서 검찰 구성원 중 중수청 근무를 희망한 검사는 0.8%(7명)에 불과했다. 추진단은 충원이 어려울 경우 외부 로펌 소속 변호사 및 검찰 경력자를 채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수청 예상 인력은 약 3000명으로, 매년 2만~3만 건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시온/배성수 기자 ushire90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