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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상생형 절충교역’이 만드는 새로운 안보 지형도[김홍유의 산업의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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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의 ‘상생형 절충교역’이 만드는 새로운 안보 지형도[김홍유의 산업의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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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전 세계를 무대로 유례없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K-방산’이라는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 K-방산은 단순히 성능 좋은 무기를 파는 단계를 넘어 상대국의 안보 자립과 산업 생태계를 함께 고민하는 전략적 동반자로서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이러한 비약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과거에 부족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절충교역(산업협력: industrial cooperation)을 시장 확장과 신뢰 구축의 핵심 지렛대로 탈바꿈시킨 역발상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해외 선진국의 무기 체계를 도입할 때 그 대가로 핵심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절충교역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했으며, 이에 따라 절충교역의 패러다임 역시 기술 구걸에서 기술 공유와 현지화로 전환되고 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은 상대국의 산업 자립을 돕는 상생형 절충교역을 통해 단순한 판매를 넘어선 거대한 안보 블록을 형성하며 글로벌 방산 4대 강국(G4) 진입을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와의 대규모 협력 사례는 이러한 전략적 변화가 거둔 승리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폴란드에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공급하면서 파격적인 현지 생산 라인 구축과 원천 기술 이전을 약속했다. 이는 폴란드는 자국 내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구소련제 장비 위주의 낡은 산업 구조를 서방 표준으로 단숨에 격상시키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특히 폴란드를 유럽 내 K-방산 장비의 유지·보수·정비(MRO)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한 결정은 매우 정교한 포석이다. 이는 향후 동유럽 전체의 방산 수요에 대해 한국과 폴란드가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며, 한국은 거대한 유럽 시장 전체를 공략할 수 있는 탄탄한 전진기지를 확보한 셈이다.


    이러한 현지화 솔루션은 상대국이 단순한 고객을 넘어 우리와 운명을 같이하는 파트너로 변모하게 만든다. 이는 한국 방산이 단순히 물건을 파는 판매자를 넘어 해당 국가의 방산 생태계 체질을 개선하고 함께 성장하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인식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향후 있을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사업에 전략적으로 참고할 부분이다.

    앞으로 대한민국 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절충교역의 질적 수준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 이제는 무기 체계라는 물리적 장비를 넘어 인공지능(AI), 우주, 유무인 복합체계(MUM-T) 등 미래 첨단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와 소프트웨어 표준화를 절충교역의 핵심 항목으로 제시해야 한다. 상대국이 한국의 기술 표준과 운영 체계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도록 유도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창출한다면, 이는 향후 수십 년간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반도체, 2차전지, 수소 에너지와 같은 민간 첨단기술을 방산 계약과 연계하는 패키지 딜을 강화해야 한다. 상대국 정부 입장에서는 안보 강화와 국가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될 것이다. 이는 K-방산이 단순히 무기를 파는 것을 넘어 국가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전파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절충교역은 이제 단순한 수출 조건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글로벌 방산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고 우방국들과 함께 성장하는 핵심 도구이다. 파트너 국가의 국방 자립과 산업 발전을 진심으로 돕는 상생의 정신은 K-방산을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안보 브랜드로 각인시킬 것이다.


    파급력이 큰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기술이전과 현지화에 대한 요구는 거세질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기가 아닌 시장 장악의 기회로 삼는 지혜로운 절충교역 전략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을 넘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선도하는 진정한 리더로 도약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파트너의 성공을 곧 나의 성공으로 여기는 동반성장의 철학이 K-방산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홍유 경희대 교수(한국방위산업협회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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