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5학년도 고교 졸업생 기준 서울권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6.2%에 불과했다. 경인권은 55.5%로 역시 전국 평균(63.5%)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지방권은 74.5%로 수도권을 압도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경북(80.2%), 전남(77.5%), 충북(77.3%), 부산(77.3%), 광주(77.1%), 경남(76.1%), 대전(74.3%), 전북(73.1%) 등 지방권이 대학 진학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서울은 46.2%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고, 인천 54.5%·경기 55.7%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국 시도별로 봤을 때, 서울·인천·경기 순으로 4년제 대학에 못 가고 있다는 소리다.

시군구 단위 분석에서 지역별 격차는 더 크게 확인된다. 전국에서 4년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낮은 시군구는 서울 성동구로 40.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서울 강북구 41.0%, 서초구 41.9%, 송파구 43.4%, 동작구 43.5%, 구로구 43.7%, 양천구 44.1%, 서대문구 44.6% 순으로 낮았다. 4년제 진학률이 낮은 상위 20개 시군구 중 18곳이 서울이었고, 2곳이 경기로 나타났다.
서울의 4년제 진학률이 낮은 이유로 통상 재수 선택 학생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곤 한다. 하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서울 내에서 강남구·서초구 등 교육특구가 아닌 성동구·강북구·구로구 등의 4년제 진학률도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는 낮은 4년제 진학률의 원인을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한 재수 선택으로만 해석하기에 무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대 진학은 4년제와 다른 양상이다. 올해 졸업생 기준 전국 전문대 진학률은 평균 15.4%를 기록했는데, 시도별로 살펴보면 인천의 진학률이 2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제주 20.0%, 경기 19.4%, 서울 18.0%, 울산 17.2% 순으로 분석됐다. 4년제 진학률과 달리 수도권이 전문대 진학률에선 1위, 3위, 4위에 오른 것이다.4년제 진학률은 낮지만, 전문대 진학률은 높은 서울 학생들의 현실은 다소 모순적으로 보인다. 단지 n수 선택이 많다는 표면적 이유만으로는 이 같은 기묘함을 이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왜 n수를 선택하는지 등의 근본적 원인과 배경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지역에 상관없이 나타나는 ‘서울권 대학 초집중’ 현상이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선 무조건 서울권 대학으로 진학하려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방을 떠나 서울에 안착하고자 하는 계획이나 취업 등 다양한 요소로 서울권 대학 선호가 매우 높아졌다. 수시·정시 모집에선 전공과 적성을 포기하고서라도 서울권 대학에 합격하려는 지원 양상이 두드러진다.
또 다른 변수는 경제적 요인이다. 지방권에 명문대가 존재하지만, 서울권 학생들에게 지방대 진학은 학업의 질 이전에 주거비·생활비·이동비 등 ‘높은 비용’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지방 유학에 따른 추가 비용은 최소 4년을 부담해야 하므로 차라리 재수에 돈을 쓰더라도 서울권 대학에 합격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반면 지방권 학생들은 서울권 대학에 진학할 경우 지자체 차원의 기숙사 제공, 장학금 등 다양한 지원책이 존재해 유학 비용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경우가 많다.
이처럼 서울에 다수의 대학이 밀집해 있음에도 서울권 학생들은 정작 가까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전문대 진학이나 재수·삼수 등 n수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 수도권 내 경쟁 과밀이 구조적 병목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주거지에서 먼 거리의 대학 진학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현실, 지방 진학에 따른 경제적 부담, 졸업 후 취업 불확실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이 어려운 현실에서 학생들은 전문대 진학 또는 대학 선택 자체를 미루는 불가피한 선택지로 내몰리고 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상위권 대학에 대한 ‘욕심’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지역 간 교육·경제 격차, 지역별 대학 정원 등 대학 교육 전반에 대한 진지한 성찰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