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이 1년 전 대비 두 배로 오르며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I 시장 등에서 늘어난 산업계 수요로 가격이 들썩이자 투자 수요가 빠르게 붙으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급등한 은값에 '거품'이 끼었다며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들어 117% 뛰었다…역대 최고 경신
18일 싱가포르 선물시장에 따르면 은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트로이온스당 67달러18센트에 거래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트로이온스당 30달러를 밑돌았던 작년 12월 중순에 비하면 약 117% 급등한 가격이다. 지난 한달새에만 가격이 약 32% 올랐다. 
은값은 최근 산업 수요에다 투자 수요, 관세 우려 등이 겹쳐 급등했다. 은은 전기 전도율이 가장 높은 금속으로 글로벌 은 수요의 절반 가량이 산업계에서 발생한다. 최근엔 AI·전기차·로봇 등 차세대 시장에서 수요가 늘었다. 각종 전자기판, 센서, 태양광 셀 등 고정밀 부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서다.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도 받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에 대한 투자 수요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투자 성격이 크다”며 “금값이 오르고 금 투자 수요가 증가할 수록 덩달아 은 투자 수요도 늘어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은값이 급히 뛰면서 은 자체에 대한 투자수요도 늘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글로벌 시장에서 은 현물에 투자하는 ETF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엔 투자금 14억5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애버딘 실물 은 ETF(SIVR)’엔 2억3920만달러가 몰렸다.
서학개미들도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LV는 지난 한달간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투자상품 순매수 상위 37위였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 ETF를 2604만2984달러를 순매수했다.
트럼프 "은은 핵심광물" 지정도 은값 띄워
올 하반기엔 미국 정부가 지난달 7일 은을 핵심 광물로 지정한 것도 은 값을 끌어올렸다.세계 은 공급량은 미국 지질조사국이 핵심 광물 목록 초안을 공개해 은의 핵심 광물 지정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8월부터 단기간에 미국으로 몰렸다. 미국이 핵심 광물로 지정하면 추후 수입분에 관세가 붙을 수 있어서다.
여기에다 은값 오름세를 보고 진입하는 투자 수요가 겹치자 일부 거래소에선 거래가능한 은 실물 재고 부족 사태도 일어났다. 재고량이 대거 미국으로 옮겨간 와중 은 관련 ETF 등 투자상품에 묶인 은 규모도 늘어서다.
지난 10월엔 영국 런던 귀금속시장협회(LBMA)의 거래가능한 실물 은 재고가 부족해져 은값이 당시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50달러를 뚫었던 것도 이때다.
“트럼프 관세 없으면 가격 내릴 수도”
일각에선 최근 급등한 은값이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가격 오름세 일부는 관세 우려에 따른 것인만큼, 관세가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이 ‘가격 거품’이 된다는 얘기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은은 금에 비해 실물시장 규모가 작은 게 특징”이라며 “산업 수요가 기저를 받치는 와중 투자 수요가 가격을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들어 은 값은 미국의 관세 부과 우려로 인한 시장 재고 집중으로 인해 크게 올랐다”며 “만일 미국이 은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할 경우엔 그만큼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