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금융 당국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 규제를 완화해 청년과 고령층 대출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개혁 방안을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와 연금 수령자의 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또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등 다양한 근로 형태와 소득 수준을 반영해 생애 단계별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영국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개인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니킬 라티 FCA 청장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FCA는 해당 개혁안에 대해 내년 초 의견 수렴에 들어가 연말 전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앞서 FCA는 올해 초 금융기관의 대출 상환 능력 심사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약 3만파운드(약 5900만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영국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769억파운드로 지난해보다 22% 증가할 전망이다.
FCA는 고령층이 주택 자산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거나 만기가 도래한 기존 모기지를 상환할 수 있도록 은퇴자 전용 모기지 등 혁신적 금융상품을 검토할 계획이다.
라티 청장은 “주택 보유율은 높은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인구의 43%는 은퇴 이후를 대비한 저축이 충분하지 않다”며 “총 9조 파운드에 달하는 영국의 주택 자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유동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 완화로 청년층이 과도한 빚을 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한 규제를 대폭 폐지할 경우 대형 은행이 위기에 빠졌을 때 납세자가 구제금융 부담을 떠안아야 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다.
영국 중앙은행은 모기지 규제 개편 때 “향후 경기 침체나 경제 충격이 발생했을 때 심각한 문제를 피하는 데 규제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