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86.32

  • 33.95
  • 0.75%
코스닥

947.92

  • 3.86
  • 0.41%
1/3

'왕자가 체질'인 발레 황태자…"지젤 데뷔 전날밤 눈물 났죠"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왕자가 체질'인 발레 황태자…"지젤 데뷔 전날밤 눈물 났죠"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올가을 마린스키발레단의 ‘지젤’(10월 22일), ‘잠자는 숲속의 미녀’(11월 8일) 두 작품을 연달아 본 뒤 주역을 맡은 전민철 발레리노를 묘사할 표현은 이것밖에 없었다. ‘왕자가 체질.’ 마린스키발레단 정식 입단 후 주역으로 데뷔 무대를 치른 그를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합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껏 춤출 수 있어 행복합니다. 마린스키에 오기 전 몇 달간 춤을 출 수 없었는데, 그때 많이 우울했거든요. 다시 깨달았어요. ‘나는 정말 춤을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하고요.”

    ▷요즘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인가요.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 그리고 내년 1월 한국에서 예정된 갈라 공연 ‘차이콥스키 파드되’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 갈라에서는 가까운 동료 나가히사 메이 무용수와의 파트너십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메이가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매우 기뻐하고 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선보일 작품 ‘서울의 밤-발레 갈라’를 소개해 주세요.



    “첫날의 ‘차이콥스키 파드되’는 짧은 갈라 무대에서도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어 선택했습니다. 파워풀한 에너지 속에 테크닉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작품이어서 어렵지만 아주 좋아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마린스키에서 볼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라브롭스키 오리지널 버전이 간직한 아름다움에 반했습니다. ‘나만의 로미오’를 빨리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파트너인 메이가 줄리엣 역할과 정말 잘 어울리는 무용수라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최근 마린스키 전막 무대에서 모두 프리마 발레리나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부담이나 어려움은 없었나요.


    “부담보다는 영광이었습니다. 올레샤 노비코바는 어린 시절부터 영상으로 보며 동경하던 발레리나인데, 함께 무대에 설 기회가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지젤’을 함께 하게 됐을 때 부담이 컸는데, 첫 리허설 때 노비코바가 말했어요. ‘나는 너를 믿을 테니, 너도 나를 믿었으면 좋겠다’고요. 공연이 끝난 뒤에는 ‘네 서포트 덕분에 편하게 춤출 수 있었다’며 초콜릿과 손 편지를 주셨어요. ‘너와 춤출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죠.”


    ▷‘지젤’의 알브레히트 캐릭터 연구는 어떻게 했나요.


    “‘지젤’에서는 나만의 알브레히트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무용수마다 지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데, 어떤 알브레히트는 그를 가볍게 만나는 상대로 여기고, 어떤 알브레히트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인으로 대하죠. 제 경험과 춤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후자가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도위원인 유리 파테예프 선생님이 ‘지나치게 사랑에 몰두해서 알브레히트라기보다는 로미오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웃음) 그래서 알브레히트가 허용하는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지젤을 사랑하는 남자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했어요. 1막이 끝날 때 알브레히트는 지젤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을 외면하잖아요. 2막에서 지젤의 무덤을 찾는데, 그 이유가 용서를 구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주변 모든 사람이 자신을 비난하고 외면하기 때문에 너무 외로워서 찾아간 것도 있지 않을까’라고도 해석했어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는 아주 당당하고 우아했어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데지레 왕자 역할은 스토리보다 ‘왕자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중점을 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데지레 왕자는 강국 프랑스의 후계자로서 당당하고, 콧대가 높을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우아하고 고귀한 왕족 이미지였거든요. 사실 이 작품은 예전부터 큰 부담이었습니다. 3막 솔로 베리에이션은 정말 어렵죠. 파워풀하면서도 섬세하고, 남성적이면서도 부드럽고, 기술적 완성도도 높아야 해요. 갈라나 콩쿠르에서도 이 작품을 제안받으면 겁이 날 정도였어요. 하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확신이 생겼어요.”

    ▷올해 큰 작품에서 주역을 맡고 있는데, 힘든 순간은 없었습니까.

    “한국과 환경이 많이 다르고, 짧은 시간에 전막을 다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죠. 특히 ‘지젤’은 퍼스트 솔로이스트 입단 후 첫 공연이었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중간에 열이 심하게 나서 거의 1주일을 쉬어야 했고, 마음은 초조했죠. 선생님들은 ‘너는 이미 준비가 돼 있으니 무리하지 말라’며 회복을 우선시하라고 했지만, 심적으로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모든 것이 겹쳐서인지 공연 전날 잠들기 전 지젤이란 인물에 대해 생각하다가 울컥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준비할 때는 컨디션이 나빠 어떤 동작도 안되는 날이 있었어요. 답답함에 무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유리 선생님이 ‘아주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시더군요. 무대 위에서는 온전히 나의 몫이지만, 그 무대에 서기까지 옆에서 함께해 주는 사람들 덕에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민달 아르떼 칼럼니스트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