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유행이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됨에 따라 고위험군 보호를 위한 예방 접종과 일상 속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이번 유행은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뚜렷하며, 유행 규모가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예년보다 이른 유행 시작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은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됐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7일 의사환자 분율(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등 감염병 의심 증상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이 유행 기준을 초과함에 따라 ‘2025~2026절기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같은 달 25일까지 1주일간 의사환자 분율은 13.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9명)의 3배를 웃돌았다. 소아·청소년층에서 유행이 두드러졌다. 연령별로는 7~12세가 31.6명, 1~6세가 25.8명으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수집한 호흡기 검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같은 기간 11.6%로 전주 대비 4.3%포인트 증가했다. 현재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H3N2)으로, 이번 절기 백신주와 비슷하며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42주차(10월 13~19일) 기준 세계 인플루엔자 활동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일본 홍콩 태국 중국 등 주변국에서는 유행이 예년보다 조기에 시작되거나 환자가 급증하는 등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39주차(9월 22~28일)에 인플루엔자 시즌 시작을 공식 선언했으며, 이는 2024년보다 약 한 달 이른 시점이다. 홍콩은 8월 말부터 검출률이 유행 기준인 4.94%를 초과했고 42주차 기준 11.84%로 급증했다. 태국은 9월 초부터 환자가 급격히 증가해 40주차(9월 28일~10월 4일)에 약 6만8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41주차(10월 5~11일)에는 5만6000명 수준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예년 대비 높은 발생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42주차 기준 북쪽 지역은 아직 낮은 활동 수준(2.7%)을 보이고 있으나 남부 지역은 점차 증가(3.8%)하는 추세다.
국내 역시 작년 동기 대비 환자 발생률이 높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남반구 유행 상황과 국내 감염 확산 흐름을 고려할 때 이번 겨울 인플루엔자 유행은 지난 10년간 정점을 기록한 2024~2025절기와 비슷한 수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고위험군 접종 서둘러야
국가예방접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은 약 658만 명(60.5%), 어린이는 약 189만 명(40.5%)이 접종을 완료했다. 질병청은 “고위험군은 인플루엔자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국가예방접종은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어디에서든 가능하다. 가까운 위탁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접종할 수 있으며, 접종 가능한 의료기관은 관할 보건소 또는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플루엔자는 국내에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주로 유행하는 대표적인 급성호흡기 감염병이다. 갑작스러운 고열, 기침, 인후통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며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폐렴 등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 개인위생·기침 예절 철저히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수칙 실천도 거듭 강조했다.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며 고위험군은 물론 일반 국민도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상생활에서는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기침과 재채기를 할 경우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즉시 폐기한 뒤 손을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유행 기간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방문을 가급적 자제하고, 부득이한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또 고열이나 기침 등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있으면 출근이나 등교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며, 고위험군은 폐렴 등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어 신속히 진료받는 것이 권고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국내외 인플루엔자 발생 동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번 겨울 인플루엔자 대유행 가능성이 크다”며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반드시 본격적인 유행 전에 예방접종을 완료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어린이집과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는 예방접종 권고와 감염병 예방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회사 등 직장에서도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 조성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