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정밀’의 이름으로 제품을 직수출하기 위한 모멘텀을 만들겠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김은주 연합정밀 대표는 “서울 아덱스(ADEX)를 계기로 글로벌 방산 기업에서 우리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1980년부터 통신용 커넥터, 전자파 차폐용 케이블 등의 방산 부품 3만종의 국산화를 주도했다.
김 대표는 “80여 명의 베테랑 연구원과 쌓아 온 기술력을 다른 회사가 단숨에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라며 “K2 전차, K9 자주포 등에 부품을 납품한 성과를 토대로 방산 선진국에서도 성과를 내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美 QPL 인증으로 사업 차별화
비상장사인 이 기업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게 된 건 2018년 미국 국방 군수국(DLA)의 인증제품목록(QPL·Qualified Product List)에 명단을 올린 아시아 유일 기업이 되면서다. 통상 5년 넘게 150여가지의 시험 검증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이 인증은 미국의 방산 생태계에 진입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김 대표는 “미국도 유사시 방산 공급망이 끊기는 것을 우려하다 보니 다른 나라의 기업이 QPL 인증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며 “국내 중소기업이 업계를 과점한 미국 암페놀과 TE커넥티비티, 타이코 일렉트로닉스와 겨룰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을 상대하기 위한 강점으로는 ‘가성비’를 꼽았다. 김 대표는 “‘외국산 부품보다 90% 저렴한 가격으로 제때 납기를 맞출 수 있는 생산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QPL 인증을 앞세워 국내에서도 방산 부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통상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부르는 게 값’인 외국산 통신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항공전자 장비나 유도무기, 무인 비행체 등 육·해·공을 망라해 제품을 수주하는 체계를 갖췄다.
김 대표는 “46년간 연합정밀이 방산 부품을 국산화해 정부의 국방 예산 1조원을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고 부연했다.
K방산 열풍에 힘입어 공장도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김 대표는 “여러 제품을 제때 맞춰 납품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다 보니 자동화 공정을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섣불리 생산능력(CAPA)을 늘리기보다는 양질의 제품을 균일하게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슬립링 등 고부가가치 사업군 확대
최근에는 케이블, 커넥터 등에서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군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 아덱스에서도 선보인 슬립링이 한 예다. 슬립링은 K2·K9 포탑 회전체, 레이더 시스템 등 무기가 360도로 회전할 때 케이블이 꼬이거나 끊기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김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전자제어 부품 시장을 꾸준히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정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의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은 10% 정도”라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수출을 늘려 2030년까지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3억원에서 21% 오른 125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무리해서 추진하기보다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방산 부품 대표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