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부 주식형 액티브 ETF가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형 액티브 ETF 11조원 돌파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상장 주식형 액티브 ETF는 123개, 순자산은 11조3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형 액티브 ETF 순자산이 1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20년 10월 제도 도입 이후 약 5년 만이다. 지난해 말(4조6882억원)과 비교하면 1년도 지나지 않아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주식형을 포함한 전체 액티브 ETF 순자산은 86조9807억원으로, 지난해 말(57조2674억원)보다 약 51.9% 증가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액티브 ETF 순자산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3% 성장했다”며 “특히 주식형 액티브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액티브 ETF가 주목받는 것은 일부 상품이 상승장에서 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가 유망 종목을 선별해 운용하는 상품으로, 종목 편입과 비중 조정 등을 매니저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는 차별화된다.
펀드매니저의 전망이 적중하면 초과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는 최근 3개월 기준 13.76%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교지수인 나스닥100이 7.78%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성과다. 이 ETF는 지난달 AMD, 인텔 등 상승폭이 컸던 반도체 종목을 비교지수보다 더 많이 담은 것이 성과를 끌어올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을 낸 상품이라도 변동성 장세에서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펀드매니저가 주도주 위주로 종목을 담았을 경우, 해당 종목이 흔들리면 펀드 수익률도 크게 출렁일 수 있다”며 “변동성 장세에서 수익률을 얼마나 방어하는지 역시 좋은 액티브 ETF를 고르는 기준”이라고 조언했다.
◇“액티브 ETF 규제 완화해야”
액티브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자산운용사도 늘고 있다. 이 중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상승세가 강한 종목에 투자하는 모멘텀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초과 수익을 기록 중이다.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최근 국내 수출기업에 투자하는 ‘KoAct K수출핵심기업Top30액티브’ 등을 선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더제이자산운용 등도 기존 공모펀드와 사모펀드에서의 운용 성과를 기반으로 액티브 ETF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에 비해 제도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상관계수 규제다. 국내 규정상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의 수익률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는 미국 등 선진 시장에는 없는 규제로, 펀드매니저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액티브 ETF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 액티브 ETF는 펀드매니저의 자율권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은 반쪽짜리 상품”이라며 “미국처럼 상관계수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TF 포트폴리오의 실시간 공개 의무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포트폴리오를 매일 공개해야 하는 규정 때문에 창의적인 운용 전략을 가진 전문 운용사들이 진입을 꺼리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지연 공개하는 비투명 ETF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