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사태와 관련해 "일부 정치인들이 자기 홍보를 위해 범죄혐의자들을 구출한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혐의자를 영화 '범죄도시3'에서 온몸을 문신으로 덮은 극중 인물 '초롱이'에 빗대 비판하면서,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알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캄보디아 사태에 대한 정당 간의 해결 방법 제시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이 납치·폭행·감금당해 목숨을 잃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수천 명이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이 범죄행위에 함께 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초국가적 범죄"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일부 정치인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 홍보를 위해 범죄혐의자들을 구출한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현장보다 카메라 앞에 먼저 서고, 마치 레커 유튜버처럼 흥분만 있고 책임은 없다. '군사 옵션'을 운운하며 쇼를 벌이고, 전세기 호송을 자랑하는 것이 국가 전략인가. 방향도 일관성도 없이 오직 선거용 소음만 남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정치인들은 더 이상 소위 '초롱이'라 불리는 범죄혐의자들을 대상으로 구출 쇼를 벌일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를 근절하려면, 다자외교의 틀에서 ASEAN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체계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며 "국내로 송환된 범죄혐의자 중 다른 사람을 유인·납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법의 최고 수위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피해자 행세하며 돌아온 가해자들이 정의의 심판을 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네트워크가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한-아세안 공동 태스크포스 추진으로 메콩 4개국 합동수사훈련 및 정보 공유망 구축 △FIU(금융정보분석원) 중심 자금추적 대응 체계 및 아세안 FIU 간 실시간 정보교류시스템 구축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소) 메콩 실드 확대 및 UNODC-ASEAN 공동정보허브 구축 △인신매매 근절·공직 부패 감축·피해자 보호 지표 달성 등 성과연계형 ODA(공적개발원조) 도입 등을 주문했다.
앞서 지난 18일 정부는 전세기를 동원해 캄보디아 현지 경찰의 범죄 단지 단속으로 붙잡힌 한국인 60여명을 송환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 신분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범죄자 송환을 국민 구출 성과처럼 포장하는 것은 국민 기만", "전세기 쇼하느라 진상 규명이 훨씬 어려워졌다" 등 지적이 나왔다.
특히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한국인 송환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렸던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구출했다고 밝힌 남성이 밝힌 남성이 용의자에 가까운 인물이었다는 캄보디아 교민의 주장이 나오면서 '정치쇼' 논란은 가열됐다. 이 교민은 "범죄가 범죄를 낳는 구조를 눈으로 목도하고도 구조 프레임을 짜고 본인을 영웅처럼 홍보하시는가"라며 "온몸이 문신으로 도배된 '구출자' 사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으로 어떻게 쇼냐"면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첫 번째 임무다. 이번에도 그런 심정으로, 절박함으로 했다"며 "홍보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51만명에 달하는데, 이번 일로 단 한 건의 영상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을 홍보 목적이 없었다는 근거로 들기도 했다. 전날에도 페이스북에서 "불을 끄는 소방관에게 '왜 물을 썼냐'고 삿대질하며 욕을 퍼붓고 있는 것"이라고 본인을 소방관에 빗대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