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사고를 줄이기 위해 업계가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호반건설의 안전관리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을 뜻하는 중대재해 사고 발생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두 회사가 지난 14일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건설사 간담회’에서 우수 사례로 발표한 이유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2023~2024년 2년 연속 사망 사고 ‘0명’을 기록했다. 다른 건설사보다 공사 현장이 많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철저한 안전관리도 작용했다. 삼성물산은 2021년 3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작업중지권을 도입했다. 급박한 위험을 감지하거나 폭염·폭우 등 안전한 작업이 어렵다고 판단할 때 현장 근로자가 작업을 멈출 수 있다. 시행 첫해인 2021년 8200여 건이던 작업중지권 행사는 지난해 26만5000여 건으로 급증했다.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위험 요인을 적극 신고하면 인센티브를 준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담 조직이 2시간 내 개선 조치를 하고, 작업중지권 사용으로 협력 업체에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보전해줬다. 2021년 0.18%이던 재해율(전체 근로자 대비 재해자 비율)은 올해 6월 0.12%로 33% 감소했다.
2022년엔 협력사가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도록 돕고, 우수 등급을 받은 곳에 입찰 참여 기회를 우선 부여하는 ‘안전인정제’를 도입했다. 건설안전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설계, 장비, 시공, 안전 등 분야별 전문가 47명이 모여 수주 단계에서부터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사 기간, 예산, 공법 등을 평가한다.
지난해 중대재해 ‘제로’를 달성한 호반건설도 청결하고 정리가 잘된 공사 현장이 사고 예방의 기본이라는 판단 아래 ‘3무 3행(3無 3行)’ 운동을 펼치고 있다. 통로 내 야적, 잔재물 방치, 작업장 분진 등 세 가지 제거(3무)와 통로 확보, 분리수거, 청소 및 살수 등 세 가지 실천(3행)을 뜻한다. 2021년 전체 사고 중 40%를 차지한 넘어짐 사고 비율은 지난해 20%로 낮아졌다.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인공지능(AI) 번역 시스템도 도입했다. 현장 곳곳의 대형 전광판에 총 30개국 언어로 안내 문구를 띄우고, 작업회의 내용을 번역해 공유한다. 외국인 근로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정확한 안전 지침 전달, 안전교육 효과 극대화,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 대응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공사 중단, 계약 해지, 평판 훼손 등 건설사도 손해”라며 “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이 업계 전반에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