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처벌 조항이 담긴 환경부 규제를 악용해 중소기업들에 ‘협박성 홍보’를 하는 사물인터넷(IoT) 업체들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연간 10t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안 제32조에 따라 오는 6월까지 방지시설마다 사물인터넷 측정기기를 설치해야 한다. 이는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배출 허용 기준에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규정이다. 오염물질 발생량이 연간 10t 이상인 대형 사업장에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설치를 의무화한 것과 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기기가 있어야만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장이 배출시설을 가동할 때 방지시설도 함께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전류 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 기기 본체 한 대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300~400만 원 가량이다. 여기에다 산도(pH)와 차압, 온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들도 추가로 부착해야 한다.
문제는 사물인터넷 업체들이 해당 형사처벌 조항을 앞세워 사업체들에 압박성 홍보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환경보전법에는 사물인터넷 기기 설치 의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설치 기한이 다가오자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소규모 사업장에 “오는 6월까지 사물인터넷 기기를 달지 않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되니까 저희 제품을 서둘러 설치하라”는 문구가 담긴 설명문을 송부하고 있다. 지자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소규모 사업장 현황을 파악한 뒤 해당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기한이 지난 후에는 설치 비용이 더 들 수 있으니 빨리 신청하라”며 가격 인상을 예고한 곳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설치 적발 이후 몇 차례의 고지 이후에도 설치하지 않을 경우에 관한 형사처벌 조항으로 실제로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2022년 개정안 통과 이후 3년간 유예 기간을 준 것이고, 현장에 혼선이 없도록 관련 설명회를 진행하거나 동영상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치 비용은 국비 50%, 지방세 40%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어 “과거 대규모 사업장에서 굴뚝자동측정기기를 임의로 조작하는 등의 적발 사례가 있어서 처벌 규정이 한꺼번에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사업장 규모별로 처벌 강도를 조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곽용희 기자 knr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