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주식 시장이 조정 위험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5%를 돌파할 경우 주식 시장에 즉각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2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일(현지시간) 연 5%를 넘어섰고, 10일 2023년 11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10일 일시적으로 연 5%를 넘어서며 2023년 10월 3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S&P 500 지수는 10일 1.5% 하락해 2025년 이후 최악의 날을 기록하며 트럼프 당선 이후의 상승분을 거의 상쇄했다. S&P 500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세금 감면과 인공지능(AI) 기업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2023년 초부터 2024년 말까지 50% 이상 상승하며 18조 달러(약 2경 6501조 4000억원)의 가치를 올린 바 있다.
뉴버거 버먼의 제프 블라젝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례적인 금리 상승에 대해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 초기 몇 개월 동안 중장기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거나 약간 상승하는데, 이번에는 매우 급격한 상승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제너스 헨더슨의 글로벌 솔루션 책임자인 매트 페론은 “10년물 수익률이 연 5%에 도달하면 주식을 매도하려는 즉각적인 반응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몇 주 또는 몇 개월에 걸쳐 진행되며, S&P 500 지수는 10%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자체보다 수익률이 상승하는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경제가 개선되면서 수익률이 서서히 상승하는 것은 주식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 연방 적자 및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인한 급격한 상승은 적신호기 때문이다. 마크 말렉 시에버트 파이낸셜 수석투자책임자(CIO)는 “국채 수익률이 연 5%를 넘으면 모든 경제 지표가 불확실해진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