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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조 국채' 투매한 외국인…환율·금리 패닉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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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 19일 16: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계엄 사태 이후 국채선물을 8조6000원어치가량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순매도 기준으로 1년 10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시장에서 이탈하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과 시장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19일에 3년 만기 국채선물을 6만5143계약(액면가 6조5143억원), 10년 만기 국채선물은 2만715계약(액면가 2조715억원) 순매도했다. 모두 8조5858계약(액면가 8조5858억원)을 순매도한 것이다. 이달 3·10년 만기 국채선물 순매도 규모는 월별 기준으로 2023년 2월(8만6439계약) 이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인은 계엄 사태 직전만 해도 국채선물을 쓸어 담았다. 올들어 지난 3일까지 3·10년 만기 국채선물을 24만3322계약(액면가 24조3322억원)을 순매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따라 시세차익을 노리고 국채선물을 대거 매수한 것이다. 국채금리가 내리면 반대로 국채값은 올라간다.



하지만 계엄 사태 직후 외국인의 행보는 판이해졌다.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한국 국채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불안감도 번졌다. 5년 만기 외평채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계엄 전에는 32~33bp를 유지했지만 18일에는 36bp로 뛰었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도 국채선물 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계엄 사태 직후 환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16원40전 오른 1451원90전에 마감했다.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처음이다. 환율이 뜀박질하면 그만큼 국채를 비롯한 원화 자산 가치는 떨어진다. 외국인이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국채선물을 대거 투매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매도한 직후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일부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을 재차 밀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칫 '원·달러 환율 상승→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 우려도 국채선물 매도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4단체장들도 지난 17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내수진작을 위해 추경을 편성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세수(국세 수입) 펑크’가 현실화한 만큼 추경을 위해 적자 국채 발행 가능성이 높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경우 그만큼 국채 금리는 상승(국채 값은 하락)한다. 추경에 따른 국채값 하락을 내다보고 외국인의 국채선물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금리·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가계·기업 살림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추경 효과와 한은의 금리인하 효과도 반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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