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28년 3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가 공화당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미국 헌법은 ‘두 번 넘게 대통령에 선출될 수 없다’고 규정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취임은 연임이 아니기 때문에 재차 출마할 수 있다는 논리다.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15일 뉴욕 청년 공화당 클럽 행사에서 대중을 향해 “‘트럼프 2028’에 준비됐나?”라고 물어 환호를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대통령직에 두 번 넘게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는 통상 연임 여부와 관계없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배넌 전 수석전략가는 “헌법에는 ‘연속’이라는 말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가 2028년에도 대선에 출마할 수 있지 않겠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6년,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됐으며 2020년 대선에서는 낙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적으로는 매체 인터뷰 등을 통해 “두 번째 임기 뒤 퇴임하고 해당 조항을 뒤집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사적으로는 3선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13일 공화당 하원의원을 만나 “여러분이 ‘대통령이 너무 잘해서 뭔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월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4선이었고, 임기가 약 16년이었다”며 세 번째 대선 도전에 대한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개헌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수 인사인 제랄도 리베라 전 폭스뉴스 앵커는 SNS에 “트럼프와 측근들은 곧 수정헌법 22조에 대한 철회 혹은 개정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50개 주정부 가운데 38개만 소집에 동의하면 되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올해 30곳에서 이겼다”며 “2028년에도 트럼프일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여론조사원 앤 셀저와 아이오와주 지역 신문 디모인레지스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들은 대선 투표 전 아이오와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역전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를 냈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는 트럼프가 약 1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트럼프 측은 이 여론 조사가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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