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오프닝벨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중국과 많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퍼졌을 때 그 관계를 어느 정도 단절했다”며 “그것은 지나친 조치였고, ‘다리를 너무 멀리 건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對)중국 강경 일변도였던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의 거센 반발에 태세를 일부 전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중국에 60% 이상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수차례 언급했고,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뒤에는 내년 1월 취임하자마자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조 바이든 정부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나섰다. 이에 중국은 지난 3일 갈륨, 게르마늄 등 희소금속과 초경질 재료의 대미 수출을 금지했고, 9일엔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 드론 부품 제조업체의 미국과 유럽 출하를 제한하거나 전면 중단했다.
시진핑, 내달 취임식 불참할 듯
中 '핵심광물 무기화' 움직임에…"트럼프, 당근 내밀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對)중국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미·중 갈등이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기 전에 트럼프 당선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종의 담판을 짓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中 '핵심광물 무기화' 움직임에…"트럼프, 당근 내밀어"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몇 가지 문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지명자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을 내년 1월 취임식에 초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리 동맹뿐만 아니라 적국 및 경쟁국 지도자와도 열린 대화를 시작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또 “그는 누구와도 대화할 의향이 있으며 항상 미국 이익을 우선할 것”이라고 했다.
레빗 지명자는 시 주석이 초청에 응답했냐는 질문에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른 나라 정상도 취임식에 초청했다고 말했지만 초청 대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대규모 관세 등으로 향후 미·중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초청이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릴리 매켈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분야 부소장은 CNN에 “트럼프 당선인의 채찍과 당근 전략”이라며 “(시 주석 초청은) 아주 값싸고 상징적인 당근”이라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 대니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AP통신에 “시 주석이 (대중) 강경파 의원에게 둘러싸여 야외 연단 발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이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나 왕이 외교부장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대신 보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과 시 주식이 이른 시기에 정상회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시 주석을 러시아와 북한으로부터 떼어놓는 데 성공한다면 엄청난 외교 정책 승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